170조원이 넘어서는 확정급여형퇴직연금(DB)을 사로잡고자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설계한 상품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14억명 인구를 가진 중국의 소비시장에서 성장하는 기업을 노리는 차이나펀드로 퇴직연금 상품 가운데 최상위 성적을 거두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운용의 '에셋플러스 차이나리치투게더퇴직연금1'은 지난 1개월 수익률(전 영업일 기준)이 13.3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를 압도하는 건 물론 벤치마크(MSCI China Index)보다 우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펀드는 막대한 내수 소비시장을 거머쥔 중국의 1등 기업에 투자를 벌이고 있다. 현지 시장점유율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기술 혁신을 토대로 세계 시장까지 주도할 업체를 선별해 나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세계화 추세에 수혜를 입어 글로벌 1등으로 거듭할 기업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에셋플러스운용에서는 자체적으로 설계한 5단계의 투자 프로세스를 거쳐 매입 여부를 확정한다. △투자판단(적정시가총액) △적정 PER 부여 △기업이익(EPS)의 추정 △산업의 성장, 경쟁, 기업의 강점 △산업의 영속성 등이다. 이런 분석 과정을 토대로 투자처의 제품과 경쟁력이 인정돼야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걸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난 8월 기준 주요 보유 자산은 'SINOPHARM GROUP CO-H', 'Tencent Holdings Ltd', 'Baidu Inc', 'FU SHOU YUAN INT'L GROUP', 'MOUTAI ORD A', 'ALIBABA GROUP HOLDING', 'ADR REP 1 ORD', 'Tsingtao Brewery Co Ltd', 'Byd Co Ltd' 등이다. 투자 섹터도 헬스케어(시노팜)와 게임(텐센트), 플랫폼(알리바바) 등으로 다양하다.
그간 시노팜의 비중을 가장 높게 유지한 건 중국의 구조적 성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현지 의약품시장 규모는 2021년 1조8000억위안(약 2600억달러)을 기록해 전년보다 8% 성장했다. 이런 성장세의 배경엔 고령화 추세가 자리잡고 있다. 같은 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넘으면서 본격적으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령층 비율은 2050년 3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근래 들어 코로나19 봉쇄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중국 지수의 수익률이 치솟고 있다. 중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최근 한달 새 100%에 가까운 성적을 내기도 했다. 지난 10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따른 리스크 확대와 함께 '차이나런'이 발생했으나 불과 2개월여 만에 정반대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관도 중국 증시에 대해 기대감이 섞인 전망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증시는 성장 단계에 있다"고 내다봤으며 모건스탠리 역시 'MSCI 중국 지수'가 내년 연말까지 14%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간 대기업 DB 자금은 윈리금 상품에 집중 투입돼 왔다. 이제 내부 운용 부서마다 이들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려는 니즈가 커지고 있다. 어디까지나 퇴직연금이 재원인 터라 안정성을 최우선시하면서도 수익률 차별화를 거두고자 공격적 투자 상품의 비중을 높여 나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