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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HDC현대산업개발

김회언 부사장, 전무 8개월 만에 초고속 승진

화정 사고 정리 후 본사 복귀, 재무구조 개선 지휘봉

신준혁 기자  2023-01-05 15:41:19
HDC현대산업개발의 곳간을 책임지고 있는 김회언 최고재무책임자(CFO·각자 대표이사)가 부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무로 승진한 지 8개월만이다. 3인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한 HDC현대산업개발이 경영·재무·안전을 맡고 있는 각자 대표이사의 급을 모두 부사장으로 올려 균형을 맞춘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날 김 부사장 등 29명의 승진인사를 발표했다.

인사 핵심 키워드는 견제와 균형이다. HDC현대사업개발은 지난해 외부에서 영입한 최익훈 대표(CEO), 정익희 대표(CSO)와 함께 김 부사장도 승진시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앞서 CSO조직에 독립적인 지위를 부여하며 3인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해둔 상태다.

새로 승진한 김 부사장은 그룹 사정에 정통한 인물이다. 1990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후 2014년 옛 현대산업개발 재무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계열분리 후 그룹의 기틀을 다지는데 공을 쌓았다. 이후 HDC아이파크몰 경영지원본부장과 HDC신라면세점 CFO 및 대표이사 등 요직을 맡았다. 그룹내 핵심 계열사를 오가며 재무관리 능력을 인정 받았다.

김 부사장은 두 차례에 걸친 대형 사고로 위기감이 고조된 HDC현대산업개발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중책을 맡았다. 우선 과제는 유동성 확보와 매출원가율, 신용등급 개선이다.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에 대한 상환 플랜이 시급해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은 1조5361억원 수준이다. 대부분 은행권에서 빌린 운영자금이다. 이자율은 2.63~5.96%다.

업계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단기차입금의존도(단기차입금/자산)를 개선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0.7%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총차입금 의존도는 32.9%를 기록했다. 우발채무 부담이 그만큼 큰 셈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한 자릿수 단기차입금의존도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손실에 대한 버퍼 역할을 했던 현금성자산은 9736억원까지 줄었다. 현금성자산이 2021년 말 기준 1조8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에 견줘보면 1년 새 절반 가량 감소한 셈이다. 당장 자금 조달이 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현금창출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는 상태다.

신용등급 상향도 과제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평정한 HDC현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 등급이다. 기존 'A+'에서 'A'로 낮아진 후 신용등급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어음은 'A2+'에서 'A2'까지 낮춰졌다.

김 부사장의 또 다른 과제는 사고 전 업계 최상위 수준이었던 매출원가율의 회복이 거론된다. 2021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원가율은 78%로 경쟁사와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하지만 화정 아파트 붕괴 사고 직후인 지난해 1분기 매출원가율이 105%를 훌쩍 넘었다. 공사와 분양으로 벌어들인 매출보다 비용이 더 많았다.

이밖에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한 지주사 자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타워 사옥과 파크하얏트 서울·부산, 미착공 토지 등을 유동화하는 작업도 그가 안고 있는 숙제다. 지난해 3월 우군으로 분류되는 하나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대규모 운영자금을 연내 상환하는 플랜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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