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 인사에 주요 주주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진 2대 주주인 우리은행이 재무 라인에 자리하는 게 공식이 돼 있다. 이풍우 재무관리본부장과 앞서 재무 운전대를 잡았던 정운기 전 부행장 모두 우리은행의 '정통 뱅커' 출신이다.
케이뱅크는 2016년 설립된 제1호 인터넷전은행이다. 최대 주주는 지분 33.7%를 보유한 BC카드, 2대 주주는 12.6%를 소유한 우리은행이다. BC카드의 경우 2020년 7월 개점휴업 상태인 케이뱅크 소생을 위해 모회사 KT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며 최대 주주로 나섰다.
케이뱅크는 CFO가 사내이사도 겸임하도록 하고 있다. 타행들이 통상적으로 이사회 내에 CFO를 포함하지 않은 것과 달리 행내 재무 책임자를 이사회에 참여하도록 했다. 기업상장(IPO)을 앞두고 외형성장을 거듭하는 케이뱅크에 재무전략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2대 주주 '우리은행' 출신 이풍우·정운기이풍우 본부장
(사진)은 우리은행에서 32년 동안 근무한 정통 뱅커다. 1963년생인 이 본부장은 1990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국상업은행에 입행하며 은행업에 발을 들였다. 이후 우리은행에서 북한산시티지점장, 청량리지점장, 한화금융센터장, 본점2기업영업본부장을 지내다 2021년 케이뱅크 재무관리본부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정운기 전 부행장
(사진) 역시 우리은행 출신이다. 1961년생으로 우리은행 재직 시절 뉴욕지점 수석부지점장과 중부기업영업본부장, 검사실장, 경기동부영업본부장 등 국내외 영업을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 2016년 9월부터 케이뱅크로 자리를 옮기며 재무관리본부장을 맡았다.
케이뱅크 CFO 외 주요 임원직에도 주주 안배를 고려하고 있다. 장민 경영기획본부장(BC카드·KT)과 조일 보수위원(BC카드·KT), 김영우 임원후보추천원(KT)과 이강신 상임감사위원(NH투자증권) 등이 그 예다. 모두 주요 주주사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다.
NH투자증권의 지분율은 9월 말 기준 5.52%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출범 이후 10%의 지분율을 유지하며 3대 주주로 있어왔지만 최근 유상증자로 거치며 현재는 6번째 주주로 내려온 상태다.
◇사내이사도 겸임…업무 효율성 확대 포석케이뱅크는 주요 사내이사 자리에도 CFO를 앉히고 있다. 타행의 경우 이사회에서 활동하는 사내이사는 행장 1명이거나 행장과 함께 직급이 높은 임원 한 명 정도가 추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FO를 사내이사로 두는 경우는 시중은행에서 찾기 힘든 구성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행내 1~2명의 임원만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이재근 행장과 김운태 부행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윤호영 대표이사와 김광옥 부대표가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케이뱅크의 IPO 준비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상장 예비심사에 통과하며 유가증권 시장 입성을 앞두고 있는 만큼, 케이뱅크에 재무적 중요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밸류 산정을 앞두고 몸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행내 책임자가 이사회에 있을 경우 독립성 및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FO가 이사회에 있을 경우 재무 전략 수립과 실행을 더욱 빠르고 효율적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총 3명의 사내이사를 두고 있다. 서호성 은행장, 이풍우 재무관리본부장, 이강성 상임감사위원 등이다. 정운기 전 부행장이 재무관리본부장으로 있을 당시에도 CFO가 사내이사를 역임했다. 이풍우 본부장의 임기는 2021년 3월 31일부터 내년 3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