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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사로 북적' 케이뱅크 이사회, IPO 포기 후 변화는

베인캐피탈·MG새마을금고 등 FI 추천 사외이사 유지 전망

김슬기 기자  2024-10-22 13:5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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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전면 철회하면서 대규모 이사회 구성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경우 기업가치를 최대 5조원으로 책정했었고 이번 IPO를 통해 기존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를 앞두고 있었으나 계획이 무산됐다.

다수 유치한 FI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외이사들도 선임됐다. IPO 후 사외이사를 일부 정리할 것으로 관측됐던만큼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여상훈 와인포인트 대표이사는 상장 후 사임 확약을 했으나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높다.

◇ 2021년 유상증자 참여 FI, 구주매출 실패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18일 IPO 철회신고를 했다. 회사 측은 "최근 실시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에서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수요를 확인하지 못하여 금번 공모를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IPO를 통해 8200만주를 공모하고 구주 매출을 4100만주로 설정했었다. BCC KINGPIN, LLC(베인캐피탈) 1231만여주, KHAN SS L.P(MBK파트너스) 1231만주, 카니예 유한회사(MC파트너스-토닉PE) 864만여주,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JS PE-신한대체투자운용) 769만여주 등이었다. 카니예 유한회사는 MG새마을금고가 케이뱅크 투자를 위해 MC파트너스와 토닉PE에 출자하면서 만들어진 곳이다.


이들은 2021년 7월 당시 1조2499억원 규모에 달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주주로 편입된 바 있다. 이들의 보유 지분율은 각각 8.19%, 8.19%, 5.78%, 5.12% 등이었다. 보유 지분이 상당했던만큼 케이뱅크 이사회 내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지고 있었고 이들 중 일부는 현재까지 이사회에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IPO 이후에는 FI들의 지분율이 2~4%대로 낮아지는만큼 이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역시 2025년 3월 임기 만료 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됐다. 하지만 IPO가 지연된만큼 이사회 구성 역시 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IPO 재개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사외이사 과반 이상 FI·SI측과 '밀접'…유지 가능성 높아졌다

현재 케이뱅크 이사회에는 최우형 행장과 탁윤성 소비자보호실장 등 사내이사 2명과 이동건·오인서·여상훈·신리차드빅스·조규상·최종오·이경식·박규희 등 8명의 사외이사, 장민 KT재무실장, 조이준 BC카드 경영기획총괄 등 기타비상무이사 2명이 포함되어 있다. 총 12명으로 구성돼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현재 최대주주가 BC카드로 33.7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BC카드의 최대주주는 KT(69.54%)다. 이 때문에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BC카드 측 인사와 KT 인사가 나란히 들어가있는 것이다.

2021년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케이뱅크 이사회에 입성했던 사외이사진 중 남아있는 이사진은 여상훈 와인포인트 대표이사(전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 투자금융부)와 신리차드빅스 포어러너캐피탈파트너스(Forerunner Capital Partners) 대표 등이다. 이들은 FI 측 인사들로 분류된다.

특히 여 사외이사는 계획된 IPO가 진행됐을 경우 물러날 계획이었다. 상법상 여 이사가 케이뱅크 이외 2개의 회사에서 이사로 재임하고 있어서 사외이사 겸직 제한 요건에 걸리는만큼 신규 상장신청일 전일에 사임할 것으로 확약했었다. 하지만 IPO가 잠정 연기되면서 일단 계획된 임기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3년 3월 원종택 사외이사 퇴임 후 선임된 최종오 사외이사 역시 FI 측 인사로 분류된다. 원 전 사외이사는 베인앤컴퍼니 파트너 출신으로 파두 최고재무책임자(CFO)다. 최 사외이사는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현 김·장 법률사무소 전문위원이다.

현재 FI 측 인사가 아니더라도 케이뱅크의 전략적투자자(SI) 측 사외이사도 다수 포함돼있다. 이동건·조규상·박규희 사외이사의 경우 각각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전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 대표, 전 NH농협은행 여신심사 부행장이다. 현재 케이뱅크 주요 주주 중 우리은행이 12.15%, NH투자증권이 5.5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케이뱅크의 FI들은 엑시트가 우선인만큼 추후 적절한 시기를 고려, IPO를 재추진해야 하는만큼 이사회 자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케이뱅크 이사회는 독립성보다는 각 주주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운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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