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은 CFO(최고재무책임자)에게 권한에 비례한 책임을 지운다. CFO가 재무부터 전략까지 관장하면서 사내이사로 이사회에도 참여해 의사결정 책임을 나눠 가지도록 한다. CFO가 CEO(최고경영자)를 다방면으로 보좌하도록 조직과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CFO가 모두 등기임원이다. CFO를 두고 있는 자산총계 상위 9개 계열사 이사회에 CFO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CFO를 이사회에 대부분 포함하는 현대차그룹, LG그룹과 유사하다.
오래전부터 CFO를 단순한 집행임원으로 보지 않았다. 포스코그룹에서 CFO가 이사회에 합류한 건 2006년이다. 그해 2월 포스코가 CEO 중심이던 조직을 개편해 C레벨 임원을 세분화하면서 CFO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들어왔다.
포스코는 2005년까지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조직을 꾸렸다. 대표이사 회장 아래 대표이사 사장 그 아래 재무실 등을 포함한 각 실 순으로 조직을 구성했다. 당시 재무실을 관장하던 조정식 포스코 전무는 미등기 임원이었다.
조직 개편 뒤 CFO라는 명칭도 조직도에 등장했다. 포스코는 재무실, 경영기획실, 투자사업실, IR그룹 등을 묶어 기획재무부문을 신설하고 부문장을 CFO로 지칭했다. 당시 이동희 포스코 상무가 CFO를 맡았다. CEO 직할로는 비서실, 감사실, 홍보실 등이 남았다. 경영지원부문(CSO), 마케팅부문(CMO), 생산기술부문(COO·CTO), 스테인리스부문도 새로 생겼다.
이후 역대 포스코 CFO는 빠짐없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동희 전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포스코 기획재무부문장·재무투자부문장)부터 △최종태 전 포스코경영연구원 부회장(포스코 전략기획총괄장) △박기홍 전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포스코 전략기획총괄장·기획재무부문장) △이영훈 전 포스코건설 대표이사(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사장(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전략기획본부장,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장)으로 이어지는 계보다.
현재 CFO의 이사회 활동 범위는 계열사별로 다르다. 전중선 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재정위원회 위원이다. 사외이사를 제외한 사내이사 1명 자리를 CFO에게 내줬다. 재정위원회는 재무 건전성, 소송, 투자 관련 사안 등을 심의, 승인하는 이사회 내 위원회다.
포스코는 CFO가 ESG위원회 위원으로 있다. 윤덕일 포스코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은 ESG 관련 이행 모니터링, 내부거래 관련 사항 심의, 검토에 참여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은 CFO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위원으로 두고 있다. 노민용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은 주시보 대표이사와 함께 사추위에 있다. 김주현 포스코케미칼 기획지원본부장(전무)은 사내이사 몫으로 배정한 사추위 위원 자리를 차지한다.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포스코스틸리온, 포스코엠텍 등은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다.
포스코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뒤에는 포스코홀딩스 CFO인 전 사장의 역할이 커졌다. 전 사장은 지난 3월부터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지주사 CFO가 계열사 현안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이사회 구성을 손봤다.
전 사장이 포스코 CFO일 때는 주요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하지 않았다. 2018년 3월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CFO)에 오른 뒤 이듬해 3월까지 포스코인재창조원 기타비상무이사 겸직을 끝으로 지난 2월까지 포스코 CFO 역할에만 집중했다.
지금은 지주사와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하다 보니 이사회 불참 사례도 나온다. 지난달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이사회 일정이 겹쳤다. 전 사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 합병 계획 등을 의결하는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에만 참석하고, 계열사 이사회는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