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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인사 코드

CEO되는 CFO, LG그룹에는 '다수' 있다

④권영수 LGES 부회장, 정호영 LGD 사장 대표적

박기수 기자  2022-07-12 16:39:07

편집자주

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더벨이 최근 중요성이 커지는 CFO 인사에 대한 기업별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기업에 따라 최고재무관리자(CFO)가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회사가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등 위기 상황일 때 CFO가 CEO로 나선다.

LG그룹도 CFO 출신 CEO가 다수 포진돼있다. 다만 LG그룹의 경우 회사가 경영 위기 상황이라기 보다는 성장해야 하는 골든 타임에 있거나 강력한 리더십으로 과제를 해결해야 할 때 CFO가 나선다. 통상적인 상황에서 CFO는 언제나 CEO 후보군에 속하며, 그룹 내 재무 라인이 전략·기획·사업총괄 등과 비교해 무게감이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다른 그룹보다 경영상 훨씬 많은 영향력을 지닌 LG그룹 CFO들의 특성 덕이다. LG그룹 CFO들은 재무·회계 영역 뿐만 아닌 전사 사업 영역을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지원 총괄 업무를 맡는 인물이다. 단순 '금고지기'가 아니기 때문에 CEO적 관점에서 회사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LG그룹 안팎의 평가다.

구광모 회장이 LG그룹 회장으로 부임한 후 지주사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호흡을 맞췄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대표적인 CFO 출신 CEO다. 권 부회장은 2003년부터 2006까지 LG전자에서 CFO를 맡았다.



이후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의 CEO직에 이어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CEO를 맡고 있다. 더불어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과 앞서 언급한 ㈜LG의 COO 자리도 CFO 출신인 권 부회장이 맡아온 자리다.

재무통 출신 CEO로서 권 부회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LG디스플레이 CEO로 부임한 후 적자 고리를 끊고 첫해부터 1조5000억원의 흑자 전환을 이끌어냈다. LG유플러스 CEO 당시에는 시장 정체 상황 속에서도 가입자 1300만명을 달성했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에서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기틀을 닦았다. 올해 6월에는 한국경영학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기업 명예의 전당' 전문경영인 부문에 헌액되기도 했다.

권 부회장과 비슷한 길을 밟고 있는 LG그룹 CFO가 있다. 현 LG디스플레이 CEO인 정호영 사장이다. 정호영 사장은 LG디스플레이 CEO를 맡기 전 총 4곳(△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화학)에서 CFO 경력을 쌓았다. 현 LG디스플레이 경력까지 합치면 총 5곳의 계열사 이사회에 사내이사진으로 속했다는 의미다. 정 사장 역시 LG디스플레이의 적자 해소와 재무개선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김영섭 LG CNS 사장, 이동언 디앤오 부사장

이외 LG CNS의 김영섭 사장과 디앤오의 이동언 부사장도 CFO 출신 CEO다. 김영섭 사장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LG유플러스의 CFO로 있다가 2016년부터 현재까지 LG CNS의 CEO로 활약하고 있다.

디앤오의 이동언 부사장은 2016년 LG하우시스에서 CFO를 역임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LG CNS의 CFO를 맡았다. 이후 S&I코퍼레이션의 CFO로 이동했다가 작년 말 S&I코퍼레이션의 CEO로 부임했다. S&I코퍼레이션은 디앤오의 사명 변경 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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