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2025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최고재무책임자를 구영민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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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부사장은 재무에 정통하거나 기획이나 영업 쪽으로 업무 범위가 넓었던 전임 CFO들과는 달리 삼성화재에서 'HR'로 커 온 인물이다. 최근 들어 인사 쪽 임원들이 삼성화재 신설 부서나 법인대리점(GA)형 자회사의 재무총괄을 맡는 사례가 나오며 눈길이 쏠린다.
◇새롭게 떠오른 'HR 라인 CFO' 구영민 부사장 낙점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임원 승진인사 후 보직인사를 진행해 구영민 전 자동차보험부문장을 경영지원실장 즉 신임 CFO로 발령했다. 기존 경영지원실장이던 김준하 부사장은 임기를 2년만 수행한 뒤 개인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구 부사장은 1969년생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삼성화재에 입사했다. 2006년까지 삼성화재 경영관리파트에서 일했으며 2014년 인사파트장, 2020년 인사팀장을 거쳐 2022년 말부터 자동차보험부문장을 지냈다.
전임 CFO인 김 부사장이 전략영업마케팅팀장 즉 영업 쪽에서 커리어를 쌓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구 신임 CFO는 관리 분야 직무를 10년, 인사 분야 직무를 8년씩 각각 수행한 인사다. 특히 임원으로 올라선 이후는 내근직 인사 및 노사 업무를 오래 경험한 인물로 구분된다.
전임 CFO의 인사 트렌드는 현장에 방점을 찍었던 것과 달리 내부 인사 전문가인 구 신임 CFO가 선임됐다. 통상 삼성화재 인사팀은 삼성화재 내근직에 대한 인사를 관리한다. 현장에 있는 전속 보험설계사(RC) 또는 GA나 방카슈랑스 및 비전속 설계사에 대한 관리는 개인영업본부나 장기보험부문에서 담당한다.
2020년부터 2년 간 CFO였던 홍성우 부사장은 개인영업마케팅팀장 및 부산·경기사업부장 등 다양한 현장을 경험했던 인사이다. 경영지원실장을 역임한 이후엔 장기보험부문장을 거쳐 신설 부처인 고객DX혁신실장으로 발령이 났다.
◇'삼성화재 CFO=등기임원 룰' 따를까 정기주총에 이목 보험업계에서 RC 및 비전속 설계사는 일반적인 정직원의 인·노사의 개념과 다소 거리가 있다. 통상 채용이 아닌 등록이나 제휴 정도의 계약관계를 맺고 자사 또는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 영업을 진행한다. 설계사 관리를 인사팀이 아닌 타 부사 관리하는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다.
통상 삼성 계열사 CFO엔 미래전략실 인사를 세우는 것이 관행인데 삼성화재는 2018년부터 CFO를 맡은 배태영 전 경영지원실장부턴 내부 출신이거나 최소 삼성보험가 인사를 중용하고 있다. 삼성화재에서 마지막 미전실 출신 재무총괄은 미래전략실 경영지원팀장을 역임했던 전용배 전 CFO였다. 그는 2017년을 끝으로 삼성벤처투자 대표로 영전했다.
삼성화재의 CFO 및 핵심 보직에 인사 업무를 경험한 인물들이 배치되는 것은 최근에서야 나타난 흐름이다. 앞서 김준하 부사장과 홍성우 부사장 등을 볼 때 2020년 이전까진 재무통이 CFO를 맡다가 2020년 이후부턴 현장 전문가들을 중용했었다.
삼성화재의 GA형 자회사인 삼성화재금융서비스에서도 그간 CFO 업무를 HR 출신 인사가 담당했다. 지난 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개인영업지원팀에 삼성생명 출신 방대원 부사장이 자리했다. 방 부사장 역시 2019년 삼성화재에 합류한 이후부턴 임사담당임원으로 오래 재직했다.
삼성화재는 전통적으로 경영지원실장이 CFO와 함께 등기임원으로서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이런 흐름을 고려할 때 구 신임 CFO 역시 올해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가올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구 신임 CFO가 등기임원으로 오를 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다만 삼성화재 CFO들은 최근 들어선 사내이사로서 주어진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고 중도에 타 부서로 보임하는 사례가 잦다. 2015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전용배 전 경영지원실장 이후 선임된 CFO들은 2년 단위로 보직 순환을 경험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를 종합하면 구 신임 CFO 역시 2년 근무룰을 따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