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은 1973년 이후 전통매체 광고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디지털 사업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상황에 발맞춰 디지털·콘텐츠를 중심으로 광고의 '시대정신'이 변하는 것을 고려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12월 제일기획 CFO로 합류한 강우영 경영지원실장(부사장, 사진)은 변신 중인 제일기획에 여러 방면에서 안정감을 더하는 인물이다. 경영지원실장으로서 사내 재무와 인사, ESG까지 총괄하는 그를 통해 제일기획은 신사업 확장과 '효율 높은 M&A'를 위한 체급을 다지고 있다.
◇30년 삼성맨 강우영 CFO, 재무·인사·ESG까지
강우영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1994년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같은 해 8월 삼성물산에 입사하면서 사회 생활의 첫 발을 뗐다. 삼성그룹 커리어만 30년이 넘으며 옛 컨트롤타워이자 엘리트 코스로 불리는 그룹 미래전략실(전략기획실)을 거쳤다.
임원으로 경력을 쌓게 된 시점은 2013년 12월이다. 당시 삼성물산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줄곧 삼성물산에서 기획관리팀과 경영기획실 등을 거쳤는데 2020년 12월 전무로 직급이 한 단계 올랐고, 2021년 12월에는 부사장에 올랐다.
2022년 12월 삼성물산을 떠나 제일기획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동하면서 맡은 직책은 경영지원실장이다. 사내 재무와 인사 등을 총괄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세부적으로 인력 충원과 복리후생, 보상 등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는 인사지원본부, 재무팀, IR팀 등을 품고 있는 경영관리본부가 실 아래 배치돼 있다.
제일기획 경영지원실에서는 이상무 인사지원본부장, 박대훈 경영관리본부장, 김형구 PM본부장(상무) 등과 합을 맞추고 있다. 이상무 본부장은 1970년생으로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인사 전문가로 제일기획의 인적경쟁력 강화에 기여해왔다.
1975년생인 박대훈 본부장은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지원팀장 등을 역임하며 리스크 관리 등 경영관리 분야에서 업무 전문성을 쌓았다. 1970년생인 김형구 본부장은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제일기획에서 재무, 회계, 감사 직무를 두루 수행해 왔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일 역시 강 부사장의 과업이다. 제일기획 경영지원실장은 사내 ESG사무국장 직책을 자동 겸임하기 때문이다. 2024년 한국ESG기준원이 부여한 제일기획의 ESG 등급은 'A'다. 2022년 강 부사장 부임 후 처음 받은 A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부임후 핵심 과제 '디지털 전환' 제일기획 기틀 잡기
제일기획은 국내 광고 대행 1위 사업자로 미래 성장의 해답을 '디지털 마케팅'에서 찾았다. 라디오, 텔레비전 등 전통 매체에서 집행하는 광고 시장의 팽창이 한계에 도달한 대목과 맞물렸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은 디지털 광고 사업을 전방위로 확대하는 방침을 정했다.
2022년 상반기에 메타버스 구현에 특화된 업체 EVR스튜디오가 발행한 전환사채(CB)를 173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해 하반기에 어데이셔스 스튜디오 산하 인플루언서 마케팅 사업부를 인수했다. 2022년 12월에 '북미 사업 전략'을 발표하면서 인수·합병(M&A)으로 디지털 신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강 부사장은 해외 진출 확대와 투자에 부응해 풍부한 유동성과 양호한 현금 창출력을 계속 유지했다. 강 부사장 부임한 이래 눈에 띄는 자금 조달 활동 없이도 확장을 뒷받침했다. 제일기획은 2000년대 이후 '무차입' 기조를 재무 정책의 중심으로 설정했다. 제일기획 본업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이 필요치 않다는 판단이었다.
대신 제일기획은 최근 2년 동안 10곳이 넘는 해외법인을 정리하며 사업·자산 효율화에 나섰다. 추가 M&A 기회를 엿보겠다는 전략은 유효하지만 효율적으로 실탄을 쌓고 내실경영을 이어가겠다는 투자가 중복된 지역의 법인을 청산하고 있다. 이 역시 강 부사장 부임 후 나타난 변화다.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을 통해서도 강 부사장과 제일기획의 재무기조를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말 6335억원이던 제일기획의 현금성자산은 2024년 3분기말 기준 6503억원으로 순증했다. 강 부사장 체제 이후 전반적으로 급격한 감소 없이 안정적 유동성 추이를 보인다.
강 부사장은 2023년 3월에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 내부에 설치된 △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등 소위원회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강 부사장이 사내이사로서 회사 재무와 인사 그리고 지속가능전략까지 책임지는 점을 통해서도 그의 사내 입지를 미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