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2025 금융권 신경영지도

불확실성 심화...삼성화재, 글로벌·신사업에 조직개편 역점

대표 산하 조직 9개에서 10개로…글로벌사업 독립 조직으로, 디지털 부문은 확대

강용규 기자  2025-01-09 13:56:27

편집자주

2025년 새해 금융권을 둘러싼 환경이 변하면서 금융사들이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키맨들의 거취나 역할 변화에 따라 직제 또는 편제를 개편한 곳도 다수다. 금융사들이 새로운 경영지도를 그려 해결하려는 과제는 무엇일까. 사별 조직 개편의 특징과 변화의 의미를 살펴봤다.
올해 손해보험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지난해보다 더욱 엄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등 일반보험의 수익성 확보가 여전히 쉽지 않은 가운데 주력 시장으로 여겨지는 건강보험은 종신보험 수요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생명보험사들의 공략 강화로 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다.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글로벌시장과 신사업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사업 담당 조직을 격상시키는 한편 미래 모빌리티와 디지털 기술 등 아직 본격적 사업화가 도래하지 않은 신성장동력의 담당 조직을 재편했다. 이를 통해 삼성화재가 지난해 입증한 '초격차'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초석을 놓았다.

◇글로벌·디지털 조직 새단장, 자동차보험 '핀포인트' 수술

삼성화재는 2025년 조직개편을 통해 대표이사 산하 조직(전사직할 제외)을 기존의 4본부 3부문 2실 등 9개 조직 체제에서 3본부 4부문 3실 등 10개 체제로 확대했다.

개인영업본부·전략영업본부·자산운용본부 등 3개 본부와 장기보험부문·자동차보험부문·일반보험부문 등 3개 부문, 경영지원실·기획실 등 2개 실을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글로벌사업부문을 신설하고 디지털본부를 고객DX(디지털 경험)혁신실로 재편했다.

글로벌사업부문은 원래 일반보험부문 산하에 위치한 글로벌사업총괄이라는 조직으로 이번 개편을 통해 격상됐다. 기존에 조직을 이끌던 제임스박 부사장이 그대로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맡는다. 박 부사장은 독일 재보험사 뮌헨재보험(뮌헨리) 출신으로 삼성화재가 해외 일반보험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2022년 영입한 인사다.

고객DX혁신실은 기존 디지털본부가 단순히 이름만 변경한 조직이 아니다. 각 영업조직에 분산돼 있던 다이렉트(온라인) 채널의 브랜드전략 및 마케팅 담당인력을 한데 모아 고객 응대 기능을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산하에 인공지능 기술의 보험업 접목을 연구하는 AI추진팀이 새롭게 설치됐다.

조직이 새단장된 만큼 리더십도 교체됐다. 삼성화재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하는 경영지원실장에 이어 장기보험부문장을 지내던 홍성우 부사장이 고객DX혁신실장을 맡았다. 신설 AI추진팀의 팀장은 김영란 IT전략팀장 부사장이다. 알리안츠의 아태지역 최고정보책임자(CIO), 스위스재보험(스위스리)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지내며 디지털 역량을 입증한 전문가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자동차보험부문 산하에 모빌리티기술연구소를 설치한 바 있다. 올해 조직개편에서는 모빌리티기술연구소를 모빌리티사업팀으로 격상시키고 사업 영역을 기술 연구에서 차량 유지보수 및 서비스 중개, 모빌리티 기술 관련 신사업 발굴로까지 확대했다. 작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승진한 김철진 상무가 팀장을 맡는다.


◇이문화 사장 2년차 화두 '초격차 2.0', 조직개편으로 뒷받침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임기 첫 해를 맞아 '초격차 삼성화재로의 재탄생'이라는 경영 화두를 내걸고 그에 걸맞은 성과를 냈다. 삼성화재는 2024년 1~3분기 누적 별도기준 순이익 1조8665억원을 거뒀는데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생·손보업계를 통틀어 최고 기록이자 삼성화재의 1~3분기 누적 순이익 신기록이다.

올해 손해보험업계는 주력 시장인 건강보험의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 실손보험 요율 개선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자동차보험의 고질적인 저수익성 문제도 해결이 요원하다. 금리와 환율 등 환경 지표의 불확실성은 연초부터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조치에 따른 자본관리 과제 역시 더욱 무거워진다.

이 사장은 이러한 업계 차원의 위기를 오히려 추격자와의 격차를 벌릴 기회로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기 2년차인 올해 '초격차 2.0' 이라는 경영 화두를 새롭게 제시하면서 지난 한 해의 호성적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와 함께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사업의 강화 △자동차보험의 새로운 가치 창출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개발, △사이버·에너지 등 보험 신시장 개척 등을 올해의 중점과제로 언급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격상하거나 확대 재편한 조직들은 모두 이 과제들과 관련이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