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홀딩스가 인수합병(M&A) 등 투자 사령탑으로 영입한 인물이 입사 반 년 만에 퇴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골드만삭스, JP모건, CJ그룹 등 화려한 이력으로 사업 재편 기대감을 키웠던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부임하자마자 사내이사로까지 선임되면서 종근당그룹 내부에서 그를 밀어주는 기조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종근당홀딩스는 그의 갑작스러운 퇴사에도 M&A 등 투자 업무는 공백없이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공석이 된 사내이사 자리도 내년까지 그대로 둔다.
◇입사하자마자 사내이사 선임, 미전실은 '업무대행' 체제로 25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홀딩스 미래전략실을 총괄하던 이희재 부사장이 지난달 퇴사했다. 퇴사 사유에 대해서는 일신상의 사유일 뿐이라고 전해진다. 그의 후임은 경영지원실장인 이기성 전무가 겸직으로 맡고 있다.
이 부사장의 퇴사는 입사 5개월만에 이뤄졌다.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그의 입사가 공개됐다. 신임 대표로 선임된 최희남 대표와 함께 종근당홀딩스에 입사했다.
M&A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 전 부사장은 골드막삭스, 도이치뱅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을 거쳐 JP모건 M&A자문 전무, 법무법인 율촌 M&A 고문 등을 역임했다. 이후 CJ그룹으로 적을 옮겨 뚜레쥬르 매각에서 큰 역할을 하며 M&A 키맨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종근당홀딩스는 이 전 부사장에게 사내이사라는 주요 의사결정자라는 중요 업무를 맡긴 동시에 '미래전략실장'이라는 직함도 부여했다. 미래전략실은 M&A, 신규사업 등을 발굴하던 전략투자팀과 경영기획팀을 합쳐 만든 신규 조직이다.
그를 위해 상당히 전폭적인 지원을 한 셈이다. 종근당홀딩스의 투자 본능이 드러난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그와 함께 영입된 최 대표 역시 피츠버그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한 투자 전문가라는 점에서 더욱 이 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단 몇개월만에 퇴사한 그의 공백에 종근당홀딩스의 이 같은 투자 전략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전 부사장이 맡던 사내이사 자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는 한 당분간 공석일 수밖에 없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인물이 사내이사로 추대될 전망이다.
종근당홀딩스 관계자는 “이 전 부사장의 후임은 내부 인물이 될 수도 있고 외부 전문가일 수도 있다"며 “미래전략실은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 아니라 기존 M&A 등 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한 부서기 때문에 현재 무리 없이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든든한 곳간, 확장전략 필요성…'확장전략' 유지
투자 전략을 담당키로 했던 이 전 부사장의 퇴사에도 종근당홀딩스는 공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M&A 및 신사업 발굴은 지주사 고유의 업무인 만큼 기존 인력으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이 전무 역시 최고재무책임자(CFO)로서 M&A 등 투자 업무에 밝은 인물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적극적 확장 전략도 그대로 이어간다. 종근당홀딩스는 올해 3월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신기술사업자, 창업자, 벤처기업 등에 대한 투자 및 관리, 운영사업 △엑셀러레이터 활동에 대한 투자 및 관리에 대한 사업 등을 추가했다.
계열사 관리 업무에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더 적극적인 투자로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전열을 갖춘 차원이었다. 그룹사 확장을 노리기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해석됐다.
든든한 곳간 역시 확장 전략을 뒷받침한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 기준 종근당홀딩스의 현금성자산은 408억1900만원이다. 부채비율도 18.4%에 불과하다.
주력 계회사인 종근당은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이 3336억2500만원에 달한다. 특히 종근당은 올해 신규 모달리티 확보를 기치로 내세운 만큼 지주사와 함께 외부로부터의 파이프라인 도입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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