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신약개발 그리고 사업개발(BD)에 미온적이었던 종근당이 달라진 연구개발(R&D)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R&D 및 BD 거점을 최근 미국에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세계적인 R&D 클러스터인 미국 현지에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봤다. 작년 빅파마와 조 단위 빅딜을 성사한 이후 추가적인 성과 창출에 속도를 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종근당은 올해 초 미국 보스턴에 'CKD USA Inc'라는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법인장만 뽑은 초기 단계로 인력규모 및 운영 방안 등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미국법인의 역할은 R&D와 BD로 모아진다. 보스턴은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만큼 현지에서 임상 및 BD 등을 관할할 구심점이 필요했다는 게 종근당 설명이다.
초대 법인장은 김호원 전 지씨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맡았다. 그는 서울대 면역학 석사 졸업 후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의대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스템전트, 오리진, 스템셀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바이오텍에서 세포치료 연구를 주도했다. 미국 보스턴 소재 바이오텍 K2B테라퓨틱스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개발을 이끌기도 했다.
작년 1월 지씨셀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업계에 회자되기도 했다. 전무급 CTO로 지씨셀의 사내이사로까지 오르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그러나 단 몇달 만에 사임하고 적을 옮겼다.
김 법인장이 종근당 미국 지사 법인장에 오른 건 올 1분기께다. 지씨셀을 관둔 직후 곧바로 종근당으로 적을 옮겼다.
종근당은 해외 법인을 설립하고 잔뼈굵은 바이오 전문가를 법인장으로 내세우면서 글로벌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작년 말 노바티스로부터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따낸 뒤 추가 R&D 성과 창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법인장이 CGT 분야에 강점을 지닌 인물인 데 따라 종근당의 신약개발 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종근당은 R&D 성과 가치를 이어가기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CGT,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체치료제 등 모달리티를 낙점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해외 R&D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3개월 전쯤 미국 보스턴에 지사를 설립했다"면서도 "아직 설립 초기 단계로 법인장만 선임했을 뿐 이외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진 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