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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동 기아 KCN재경본부장, 현대엔지니어링 CFO 내정

전무 승진 맞물려 합류, 주우정 사장과 호흡 눈길…재무개선·지배구조 역할론 '이목'

신상윤 기자  2024-12-10 14:55:28
기아차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수장으로 맞은 현대엔지니어링에 기아차 출신 CFO가 임명됐다. 기아차 중국법인 CFO를 맡던 박희동 상무가 전무 승진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으로 발령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와 재경본부장이 모두 기아차 출신으로 채워진 셈이다.

10일 현대차그룹이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무 1명과 상무 5명 등 6명의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전무로 승진한 임원은 박희동 기아 KCN재경본부장(상무)이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물러난 현대차 출신의 김상현 부사장의 뒤를 이어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을 맡게 됐다.

1969년 1월생인 박 전무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기아에서 20년 넘게 근무했다. 기아 해외법인관리팀장, KCN재경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현대차그룹 계열인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소속을 옮기는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현대엔지니어링은 대표이사와 CFO가 모두 기아차 출신 재무 전문가들로 채워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신임 대표이사에 기아차 CFO였던 주우정 사장을 내정했다. 주 사장은 기아 재경본부에서 인정받은 역량으로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겨 재무관리실장과 원가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을 역임했다.

다시 기아로 복귀해 재경본부장 CFO를 맡은 주 사장은 역대 최고 매출액과 영업이익 달성 등에 공헌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이번에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손발을 맞출 CFO로 기아차에서 같이 근무한 박 전무를 추천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인사로 현대엔지니어링은 2011년 4월 현대차그룹 편입 후 화공플랜트 출신이 대표이사를 맡았던 관행을 깨고 '재무통'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 최근 사임한 홍현성 부사장을 비롯해 김위철, 성상록, 김창학 전 사장 등은 모두 화공플랜트 출신으로 대표이사를 맡았다.

현대차그룹 내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익성 개선과 재무적 의사 결정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조7883억원, 영업이익 5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3%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적자 전환한 마이너스(-) 185억원으로 집계됐다.

별도 기준으로는 올해 2분기부터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운데 3분기까지 누적 43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성 악화 등이 이어지자 재무 전문가들로 C레벨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단순히 재무구조 개선에 방점을 둔 인사에 그치진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 상황이다. 단순히 주식 시장에 상장하는 것을 넘어 현대차그룹 승계 및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이 있는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주로는 △현대건설(38.62%) △정의선 회장(11.72%)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9.35%) △현대모비스(9.35%) △정몽구 명예회장(4.68%)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은 상장 시 구주 매출을 통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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