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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삼화전기, 다양성 확보·주주 소통 '숙제'

6개 지표 중 4개 1점대, 경영성과만 '양호'

노윤주 기자  2024-12-09 09:19:0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삼화전기는 1973년 설립된 기업이다. 삼화니찌콘으로 출발해 1974년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주업은 콘덴서 제조와 판매다. 유가증권시장에는 1986년 11월에 상장됐다. 역사를 가진 기업이라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이사회는 오너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영주 회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고 구성원 대다수가 사내이사다. 사외이사는 두 명에 불과하다. 지배구조보고서공시 의무 대상도 아니라 정보 접근성도 떨어진다.

◇경영성과 좋았지만…'0회' 출석 이사회가 발목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했다.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삼화전기는 255점 만점에 98점을 받았다.

각 지표 만점을 5점 만점으로 환산한 육각형 차트도 그렸다. 그 결과 경영성과가 3.1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2.0점을 받은 참여도다. 나머지는 1점대다. 정보접근성과 평가개선프로세스가 1.7점으로 뒤를 이었다. 구성은 1.6점을 받았고 최저지표는 견제기능 1.3점이다.


삼화전기는 경영성과 지표에서 유일하게 평균점 3점을 넘겼다. 총점은 55점이고 이 중 34점을 받았다. 5점을 받은 항목은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삼화전기 배당수익률은 1.72%다. KRX300 평균치인 1.42%를 상회한다. 삼화전기는 3년째 보통주 1주당 300원씩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주가수익률은 31.47%로 역시나 평균치 25.74%를 넘어섰다. TSR은 33.7%로 나타났다. 부채비율은 48.02%다. 낮은 비율을 기록하면서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참여도 지표는 45점 만점에 16점을 받았다. 평균 2점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1점대인 다른 지표에 비하면 양호하다.

이 지표는 이사회가 얼마나 잘 개최되고 운영되는지를 살펴본다. 개최 회수는 작년 기준 연간 13회로 최고점 5점을 받았다. 하지만 사회이사 풀 관리 활동이 한차례도 없었고 별도의 소위원회, 감사위원회도 설치하지 않았다.

참석율이 저조한 이사들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오너인 오영주 회장 참석률이 15%에 불과했다. 13번 중 같은날 개최한 두 번의 회의에만 참석했다. 외국인인 시야명홍(아키히로 야노) 기타비상무이사는 한 차례도 이사회에 등장하지 않았다.

◇오너·사내이사 과반 이상…견제기능 떨어져

구성 지표에서는 총점 45점 중 14점을 받았다. 삼화전기는 사업보고서에 의장을 명시해두지 않고 있다. 오너인 오영주 회장이 의장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명 중 사외이사는 단 2명에 불과했고 소위원회도 없었다. 또 별도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없이 이사회 추천으로 이사 선임이 이뤄지고 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지표는 견제기능이다. 총점 45점 중 12점을 받았다. 오너, 사내이사가 포진한 이사회이기 때문에 이사회의 견제기능이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앞선 구성지표와 마찬가지로 외부 또는 주주로부터 이사 추천을 받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

또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도 부재했고 부적격 임원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주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감사위원회도 없기 때문에 감사위원회 구성을 묻는 항목에서도 모두 1점을 받았다.

평가개선 프로세스와 정보접근성 지표는 평균점이 1.7점이다. 우선 평가개선 프로세스에서는 총점 35점 중 12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평가를 하지 않고 이를 보기 쉽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대다수 항목에서 1점을 받았다. 이사회 구성원의 사회적 물의 연루 사례를 보는 항목에서 5점을 받아 평균점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사회 활동 내역을 전자공시 시스템에서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찾아볼 수 있지만 홈페이지에서는 찾을 수 없어 3점을 받았다. 주주환원책 사전 공시, 사외이사 추천 경로 공개 등이 미흡해 1점을 받았다. 기업지배구조공시도 진행하지 않아 최저점을 받았다. 삼화전기는 작년말 기준 자산 1392억원으로 의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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