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팔을 걷었다. 자회사 지분 유동화로 차입금을 감축한다. 대상 회사는 석유화학 자회사인 LCLA(LOTTE Chemical Louisiana LLC) 지분 40%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국내 대형 증권사와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통해 약 1조4000억원을 조달한다. 그 첫 단계로 2015년 설립된 LCLA 지분 40%를 PRS 계약을 통해 증권사에 넘기면서 6626억원을 받는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인도네시아 LCI(PT Lotte Chemical Indonesia) 지분 활용으로 약 7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PRS는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 증권사 등 매도자 측에 기초자산을 매도하고 매도자가 추후 엑시트(Exit)할 때 자산 가치가 계약 당시보다 높으면 그 차액을 기업이 취하고, 반대의 경우에 기업이 손실 금액을 투자자에 보전하기로 약속하는 일종의 파생금융상품이다. 총수익스와프(TRS)와 다른 점은 투자자가 배당권이나 의결권 등을 갖지 못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PRS의 계약 기간은 5년이다. 약 5년 뒤 증권사가 LCLA 지분을 정리할 시점에 지분 가치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현금 유·출입 여부가 결정된다.
PRS 계약 특성 상 지분을 매입한 증권사 측에 기업이 매년 일정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계약의 수수료율은 약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케미칼은 지분 유동화로 '목돈'을 얻는 대신 매년 약 300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셈이다.
LCLA는 롯데케미칼의 미국 자회사 LC USA(LOTTE Chemical USA Corporation)의 자회사로 롯데케미칼의 손자 회사다. 루이지애나 현지에서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이번 계약으로 현금이 유입되면 롯데케미칼의 재무 부담은 일부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11조2596억원, 7조545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인한 영업 현금흐름 감소와 석유화학 시설 투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등으로 재무 부담이 상당해진 상태였다.
석유화학 실적 부진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 말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은 현재의 3분의 1 수준인 3조6658억원에 불과했다. 심지어 보유 차입금보다 현금이 더 많은 '순현금' 상태였다. 2021년 말 연결 순현금은 8165억원이다.
다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등으로 대규모 차입금을 일으키면서 순차입금이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2021년 말 순현금 상태에서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해 올해 상반기 말 순차입금비율,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4.6%, 19.8%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약 6600억원을 연내 조달해 확보된 자금으로 차입금을 축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