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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사 CEO 연임 레이스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그룹내 입지 강화…연임 변수는

①그룹 글로벌 제휴 가교 역할…부정 대출 사태 영향은

김경찬 기자  2024-10-18 08: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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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캐피탈사 대표들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캐피탈사들은 부동산PF 리스크로 저조한 실적을 거두면서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초임 임기인 대표들도 연임을 예단하기 어렵다. 캐피탈사 대표들의 임기 중 경영 성과와 관행, 지주회장과의 역학관계 등을 들여다보고 연임 가능성을 가늠해 본다.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사진)가 첫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실적을 개선하며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거뒀다. 우리금융그룹의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입지를 강화하며 연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다만 우리금융캐피탈이 지주로 편입된 이후 연임 사례가 없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최근 발생한 그룹의 부정 대출 사태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임기 만료 예정, 지주 편입 이후 연임 사례 전무

우리금융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대표 선임 절차를 본격 개시했다. 우리금융 계열사 대표의 초임 임기는 통상 2년으로 정연기 대표의 임기도 올해 연말에 만료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 7월 우리금융캐피탈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발탁됐다.

정연기 대표는 부임 이후 그룹 내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력 사업인 자동차금융 위주로 영업에 나서 올해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또한 우리금융이 인도 타타모터스와 제휴를 맺는 과정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대도 견인했다. 타타모터스는 타타대우상용차의 모회사로 전속금융사(캡티브)인 우리금융캐피탈과 각별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입증했지만 연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캐피탈이 2020년 우리금융지주로 편입된 이후 연임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기 때문이다. 박경훈 전 대표는 2021년 1월에 부임해 2년간 3배가 넘는 이익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연임에 실패했다. 이후 선임된 조병규 은행장은 부임 4개월 만에 우리은행으로 이동했다.

그룹의 부적정 대출 사태도 연임 변수로 떠올랐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이 우리금융캐피탈에서도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은 박경훈 전 대표 시절에 이뤄졌다. 다만 정연기 대표 부임 이후 대출 만기연장 과정에서 원금 미납으로 기한의 이익을 상실했으나 만기연장이 승인된 것으로 밝혀졌다.


◇높은 그룹 사업전략 이해도 임종룡 경영철학 부합

정연기 대표는 1964년생으로 1991년 우리은행에 입행해 개인영업전략부, 자산관리그룹, 중소기업그룹 등을 담당했다. 그룹 사업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임종룡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부합한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임종룡 회장은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경영방침을 내걸고 있다.

정연기 대표는 본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자동차금융 역량을 확대했다. 적극적인 제휴 정책으로 캡티브 마켓을 확장하며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의 물량을 확보했다. 수입차 중심으로 장기렌터카 취급을 늘리며 수익성 개선도 이뤄냈다. 자동차금융 비중은 지난 6월말 기준 약 60%에 달한다.

다만 임종룡 회장이 주문했던 기업금융 확대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정연기 대표는 투자금융 부문을 보강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그룹 계열사와의 연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투자를 적극 개진하기엔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위주로만 참여하며 투자금융 비중도 전년말 대비 소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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