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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톺아보기

카카오, 'B2B 사업 집중' 디케이테크인 매출 확대

알림톡 서비스 이관 영향, 상반기 80억 인식…내달 카카오브레인도 흡수

김소라 기자  2024-09-11 15:04:58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매년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을 공개한다. 시장 감시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및 경영 관행의 개선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이해관계자는 이를 토대로 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자산, 자금거래 현황을 파악하고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내부거래는 경영전략 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을 띤다. 하지만 재원을 그룹 내부에만 축적시키고 시장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더벨은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현황과 양상을 짚고 세부 자금흐름을 따라가본다.
올해 카카오 그룹 내부거래에 변화가 관측된다. 기존 거래 규모가 미미했던 법인에서 거래액이 다수 잡히고 있다. 이는 현재 카카오 그룹이 추진 중인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변화다.

IT 솔루션 업체인 계열사 '디케이테크인'을 중심으로 관련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디케이테크인에 여러 사업 영역들이 이관되며 그룹 내 거래 주축으로 떠올랐다. 카카오는 근래 기업간거래(B2B) 업무를 디케이테크인 단일 법인에 집중시키는 등 구조 개편 작업을 활발히 실시하고 있다. 내달 추가 합병 작업도 앞둔 만큼 그룹 내 역할은 이전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올해 자회사인 디케이테크인과 자금 거래를 다수 진행했다. 양사 간 사업과 관련한 매입·매출을 비롯해 현금 출자 등 여러 종류의 거래가 잡혔다. 이전까지 거래 규모 면에서 타 계열사 대비 크게 주목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올 들어 본사와의 거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당해 디케이테크인에서 여러 영업·자금 거래가 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은 카카오 그룹의 사업부 정리 및 효율화 작업과 궤를 같이 한다. 타 계열사 업무 영역들이 디케이테크인으로 옮겨지며 자연히 비즈니스 이슈도 증가했다. 특히 B2B 업무가 다수 이관되며 카카오와의 거래 접점이 이전보다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는 올 상반기 디케이테크인으로부터 약 80억원의 매출을 인식했다. 전년동기대비 약 8배 증가한 규모다. 대부분은 광고매출이다. 카카오가 디케이테크인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판매하고 인식한 수익이다. 해당 서비스 거래는 지난해까진 양사 간 거래에서 별도로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하며 내부거래분이 크게 증가했다.

배경으론 계열사 간 합병이 꼽힌다. 카카오는 지난 3월 계열사 '케이이피'와 디케이테크인을 합쳤다. 디케이테크인이 케이이피를 흡수, 사업부를 양수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기존에 케이이피가 영위하던 B2B 사업을 디케이테크인이 승계했고 카카오를 대상으로 하는 매입 거래도 이어받게 됐다.

해당 매입 거래는 카카오톡 알림톡 서비스다. 기업·기관들이 개인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용하는 메신저 서비스로 카카오로부터 메시지를 구매해 이용하는 형태다. 앞서 해당 사업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도맡았으나 올초 관련 사업부가 분할, 케이이피가 신규 설립되며 분리됐다. 알림톡을 비롯한 챗봇과 인공지능(AI) 스피커 사업을 케이이피로 옮겼다.


실제 디케이테크인과의 내부거래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시점도 올해 2분기부터다. 1분기까지만 해도 별도로 잡히지 않던 디케이테크인 대상 거래는 케이이피와의 합병이 마무리된 3월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카카오가 올 2분기 디케이테크인으로부터 인식한 매출은 총 58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알림톡 등 광고 서비스 제공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다.

향후 추가 거래 확대 여지도 있다. 디케이테크인이 내달 또 다른 합병을 앞둔 까닭이다. 카카오브레인을 흡수합병하는 건이다. 이에 따라 AI 관련 서비스 영역이 디케이테크인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생성 AI 등 고도화된 서비스 분야는 지난 5월 카카오 본사로 넘겼고 이를 제외한 기초 AI 기술 및 제반 업무를 디케이테크인이 가져가는 식이다.

카카오는 사업구조 개편에 필요한 자금을 댔다. 당해 유상증자 참여 형태로 디케이테크인을 대상으로 100억원을 출자했다. 이 가운데 75억원은 케이이피 흡수합병에 필요한 합병교부금 목적으로 책정됐다. 이는 피합병법인 주주를 대상으로 지급하는 금전·재산 등을 뜻한다. 케이이피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로부터 물적분할된 법인인 점을 고려하면 그룹 내부에서 자금이 이동하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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