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일반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금융지주 직원은 평균 1억원을 웃도는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직원도 그럴진대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떨까. 금융권 주요 회사 CEO들의 보수를 분석해봤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은 보험사 오너이자 경영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보수는 다른 오너들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교보생명이 자산 순위 3위의 대형 보험사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부터 배당도 중단되면서 신 의장의 수입은 급격히 감소했다.
교보생명 내부에서도 신 의장의 보수 순위는 3위에 그친다. 지주사 전환을 담당하고 있는 박진호 지속경영지원실 부사장, 조기룡 전무가 1, 2위를 차례로 차지했다. 보험 담당 CEO 보다도 직급이 낮지만 보수는 더 높았다. 직무 중요도에 따라 급여 및 성과가 달라지는 내부 보수 체계의 특징이 작용한 까닭이다.
◇보험사 오너 중 최저 수준…배당 수입도 없어
신 의장은 지난해말 기준 7억71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보수는 급여 3억3000만원, 상여 3억100만원과 1억3600만원의 격려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자산 3위 수준의 대형 보험사지만 신 의장의 보수는 다른 오너들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회장은 26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급여 9억원, 상여 16억원으로 모두 신 의장 보다 높다. 오너 경영인인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는 21억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신 의장은 대표이사에 이사회 수장까지 겸하고 있어 지위는 물론 업무 중요도 또한 막중하다. 그러나 신 의장의 보수는 다른 보험사 오너 뿐 아니라 내부 경영진 보다도 낮다. 지난해 기준 교보생명 내에서 가장 높은 보수를 지급받은 인물은 박진호 부사장으로 총 8억4600만원을 수령했다. 다음으로는 조기룡 전무가 8억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그 다음이 신창재 의장, 편정범 전 사장(7억2100만원) 순이다.
배경에는 신 의장의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 철학과 직무급 중심의 보수 체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은 내부적으로 직위나 직합 보다는 직무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급여와 상여를 결정하고 있다. 단순히 계급 보다는 과업의 중요도와 난이도에 적합한 보상을 내리는 식이다.
물론 신 의장은 최대주주(33.78%)인 만큼 보수 외에 배당금 수익을 고려하면 신 의장이 교보생명으로부터 얻는 수입은 매우 높아진다. 교보생명은 2001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결산배당을 지급해왔다. 신 의장은 2020년 346억원, 2021년 519억원, 2022년 173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지주사 전환 이슈로 배당마저도 중단된 상태다.
◇내부 연봉 1, 2위는 박진호 부사장, 조기룡 전무…CEO 보다 과업 중요도 높아
교보생명에서 가장 연봉이 높은 인물은 박진호 지속경영지원실 실장 부사장이다. 지난해 박 부사장은 급여 3억7800만원, 상여 3억2200만원 등을 지급 받았다. 신 의장과 편 전 사장 보다 낮은 직급이지만 급여와 상여 모두 그들보다 높게 책정됐다.
교보생명의 넥스트 스텝이 지주사 전환에 달려있는 만큼 핵심 키맨인 박 부사장에게 높은 보수가 지급되고 있다. 교보생명은 2018년 IPO가 무산되자 지난해부터 지주사 전환을 통한 FI와의 갈등 해소를 도모하고 있다.
보험사업을 담당하는 CEO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급여를 받았다. 올 상반기 박 부사장이 5억3900만원의 보수를 수령한 반면 지난 3월 사장 승진한 조대규 대표는 상위 3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20년부터 교보생명에 합류해 회사 지분가치 관련 형사재판을 주도해 온 있는 조기룡 법무지원실장 겸 준법감시인 전무 또한 지난해 처음으로 보수 상위 5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 전무의 급여와 상여는 각각 3억3200만원, 3억900만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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