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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안정 최우선…오너 승계 신중·공동대표 유지

'오너3세' 신중하 경영수업 10년째…보험 담당 대표엔 '내부출신' 선임 공식

김영은 기자  2024-09-09 07:46:09
교보생명은 오너일가가 직접 CEO로 나서 경영하는 유일한 보험사다. 신용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창재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20년 넘게 회사의 경영권을 쥐고 있다. 경영 승계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오너 3세인 신중하씨는 자회사 입사부터 시작해 9년만에 교보생명의 전략 담당 임원 후보로 발탁됐다. 본격적으로 경영 역량을 펼치기까지 차근차근 보험업을 익혀가며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오랜 기간 단독경영체제를 이어왔던 신 의장은 최근 5년간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과 보험업 성장이라는 두 핵심 과제를 안정적으로 해결하기 위함이다. 공동대표에는 모두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신임도가 높은 정통 교보맨만을 선임해왔다. 최근에는 내부 기획통인 조대규 사장을 선임해 지주사 전환 과제에 힘을 싣고 있다.

◇오너가 경영승계 더디게 진행중…'실력 입증 해야'

교보생명은 기존 보험사를 인수한 삼성생명, 한화생명 과는 달리 회사를 창업한 오너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오너가 직접 경영 하는 유일한 보험사이기도 하다. 교보생명은 1958년 고 신용호 명예회장이 '태양보험'이라는 사명으로 설립했다. 이후 2000년 신 회장의 장남인 신 의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다.


신 의장은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출신으로 40세에 교보생명의 공익재단인 대산문화재단 이사로 입사, 재단 이사장을 거쳤다. 이후 1996년 부친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43세에 교보생명 부회장으로 첫 발을 들였다. 비록 보험업 경험이 전무했으나 그는 IMF 여파로 위기에 놓인 교보생명을 재건시키는데 성공하며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신 의장은 창업 초기 회사의 기틀을 다진 후에는 줄곧 전문경영인을 고용했던 부친과는 달리 경영 주도권을 강하게 쥐고 있다. 신 의장은 공동대표를 선임했던 취임 초기를 제외하면 2006년부터 약 13년간 단독대표체제를 유지했다. 현재의 각자대표체제로 돌입한 것은 2019년부터다.

오너일가의 경영 승계는 3세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승계 속도는 더디다. 신 의장의 장남인 신중하씨는 2015년 교보생명 자회사 입사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교보생명 차장급으로 이동해 그룹데이터전략팀에 몸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부장급)에 발탁되며 역할과 권한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스스로 경영 역량을 입증할 때까지 보험업 실무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모습이다.

◇보험 담당 대표엔 '정통 교보맨'…최근 '기획통' 선임 눈길

교보생명은 2019년부터 각자대표체제를 도입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신 의장이 장기 전략과 기획, 자산운용 관련 업무를 관장하고 또다른 공동대표가 보험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구조다.

현재까지 신 의장과 공동대표직을 겸한 인물은 총 3명으로 윤열현, 편정범 전 사장과 올해 선임된 조대규 사장이 있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내부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모두 교보생명에 입사해 평생 몸담은 '정통 교보맨'이다. 게다가 보험사업을 담당하는 만큼 세 명의 역대 대표들 모두 보험 영업, 채널 기획, 마케팅 등 경력을 두루 보유하고 있어 보험업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

그러나 올해 기획통이었던 조 사장을 공동대표에 선임한 점은 눈길이 간다. 조 사장은 앞서 지속경영기획실장 겸 인력지원실장을 지내며 IPO 추진 핵심라인으로 꼽혔다. 또한 교보생명 지분가치 평가 관련 형사재판 등 분쟁 해결에서도 항상 신 회장의 중요한 역할을 맡아왔다. 조 사장은 지주사 전환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보험업 뿐 아니라 전략사업 부분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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