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에서 부실이 발생하며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충당금 적립액도 커지면 수익성 악화로까지 이어진다.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란 '이중고'에 처한 저축은행이 위기대응 체계를 어떻게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한국투자저축은행(한투저축은행)이 '올해 위기로 꼽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건전성과 수익성 리스크라고 답했다. 두 가지는 저축은행업계 전체가 직면한 위기 요인이기도 하다. 한투저축은행 역시 연체율이 7%,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9%를 넘는 등 지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투저축은행은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에 따른 업계 신용등급 하락도 우려 사항으로 지목했다. 신용평가 3사 공시 기준 등급이 하락한 저축은행은 6개사, 등급 하향이 전망된 저축은행은 10개사로 집계됐다.
◇연체율 상승세 꺾였으나 NPL비율 9% 초과
한투저축은행은 '더벨 위기대응 체계 설문조사'에서 올해 당면 위기로 건전성과 수익성 리스크를 꼽았다. 한투저축은행은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자산 규모 기준 업계 3위에 해당하는 대형사다. 그럼에도 업계 전반이 겪고 있는 위기를 피해 갈 순 없었다.
올 상반기 기준 NPL비율은 9.43%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새 5.08%p 급등한 수치다. 전 분기(7.55%)와 비교해도 1.88%p 상승했다. 저축은행업계 전체 NPL비율 11.52%보단 밑도는 수준이다.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연체율 상승 가능성이 내재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한투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상승세가 꺾였다. 올 상반기 연체율은 7.08%로 전 분기(7.36%)보다 0.28%p 하락했다. 연체율은 작년 3월 말 3.61%에서 작년 말 5.14%까지 매 분기 상승세를 이어왔다. 올해 3월 말 7.36%까지 오르며 작년 말 대비 2.22%p 급등한 바 있었다.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에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 1분기 말 순이익은 137억원을 기록했으나 바로 다음 분기 10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작년 3분기엔 순이익 83억원, 4분기엔 순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선 2분기 연속 순이익을 내며 상반기 누적 순이익 114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PF 여파로 충당금 1221억…업계 '신용등급·유동성' 위기 지목
한투저축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 지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영향을 받았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7548억원이다. 1년 새 대출 잔액이 6.94% 감소했다. 연체액은 599억원으로 7.94%의 연체율을 보였다. 전체 부동산 대출 잔액은 2조7692억원으로 연체율은 9.95%에 이른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PF 리스크와 PF대출에 대한 새로운 사업성 평가 기준이 도입되고, 다중채무자 충당금 적립이 강화되며 충당금 적립 부담이 증가했다"며 "저축은행 업권의 수익성 회복 및 적자 탈출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 올 상반기 대손충당금전입액은 1221억원으로 작년 동기(877억원) 대비 39.22% 증가했다. PF대출에 대한 사업성 평가 기준이 적용되면서 대손충당금전입액이 증가했고 수익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올 상반기 말 대손충당금 잔액은 3358억원으로 전년 동기(2573억원)보다 30.53% 늘었다.
한투저축은행은 건전성 및 수익성 리스크 이외에도 업계 '신용등급 하락'도 위기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 3사 공시 기준 신용등급이 떨어진 저축은행은 모두 6개사"라며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가 나빠지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모습인데 저축은행 10개사가 등급 하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추가로 "특정 저축은행의 경영실태 평가 결과에 따른 유동성 위기 가능성도 있다"면서 "하반기 퇴직연금을 비롯한 예금 만기 집중도가 높아 저축은행의 하반기 유동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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