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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연체 리스크

한투저축, 부동산 대출이 이끈 연체율 '심화'

1Q 부동산 연체율 9.7%…하반기 상매각으로 건전성 개선 전망

김서영 기자  2024-06-19 16:00:55

편집자주

올해 제2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건전성 관리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신용 차주의 비중이 큰 카드사와 캐피탈사, 저축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연체 리스크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2금융권 각 금융사별 건전성 지표 흐름과 차주별 관리 현황 등을 심층 분석해본다.
한국투자저축은행(한투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이 크게 오르며 전체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PF 자율협약이 종료되면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투저축은행은 올 하반기 연체율이 어느 정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부실채권을 NPL펀드 등에 적극적으로 상·매각해 부실 규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다만 신규 대출 영업이 여전히 어렵다는 게 연체율 개선 효과를 반감시키는 걸림돌로 꼽힌다.

◇부동산 연체율 심화에 전체 연체율 7% 돌파

한투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작년 말까지만 해도 5.14%였다. 이는 전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19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같은 기간 자산 규모 기준 경쟁사로 꼽히는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각각 4.91%, 6.86%로 나타났다.

한투저축은행의 연체율은 2022년 말 이후 점진적으로 상승했다. 연체율은 2022년 말 2.77%에서 이듬해 3월 3.61%로 상승했고, 작년 하반기 4%대 수준을 유지했다. 작년 12월 연체율이 5.14%로 상승하며 5%를 돌파했다. 연체율은 지난 1년 동안 2.37%p 상승한 셈이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이 7.36%까지 단숨에 뛰었다. 1분기 만에 2.22%p 오른 것으로 작년 1년 동안 상승한 만큼 연체율이 높아졌다. 연체율 급상승의 배경엔 부동산 관련 업종 대출의 연체액 증가가 있었다.

한투저축은행은 올 1분기 말 기준 부동산 관련 대출채권 잔액이 2조8848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연체액은 2784억원으로 연체율로는 9.65%를 기록했다. 업종별 연체율은 건설업이 11.71%, 부동산PF 10.71%, 부동산업 8.98% 순으로 높았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1분기 동안에 금융감독원(금감원)에서 PF 자율협약에 대한 인센티브를 끊으면서 협약이 종료됐고 미연체 대출이 연체로 잡히면서 연체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부실채권 상·매각 적극 나선다…정상자산 증가가 '관건'

한투저축은행은 기업대출 비중이 커 그만큼 연체율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1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4조6525억원으로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91%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이 작년 말 1조7737억원에서 올해 1분기 2조2869억원으로 28.93% 증가했으나 연체율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가계대출 증가에 따라 전체 대출채권 잔액이 증가했다. 작년 말 6조9050억원에서 7조589억원으로 2.23% 증가하며 7조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7조1065억원을 기록했던 2022년 말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연체율 급상승에는 정상자산이 줄어 모수가 작아진 영향도 커 신규 대출 영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한투저축은행은 하반기 연체율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실채권에 대한 상·매각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35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저축은행 부실채권 정리 2차 펀드 등에 고정이하여신(NPL)을 매각할 계획이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1분기 금감원에서 요구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았고 연체율에 반영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상·매각까지 더해져 연체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다만 연체율이 극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선 영업 환경이 나아져서 정상자산이 더욱 증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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