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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유동성 진단

한투저축, 유동성 '우수'…자산부채 구조 개편 덕분

모회사 4200억 유증, 유동성비율 상위 14위…예치금 줄이고 영업 속도조절

김서영 기자  2024-04-26 15:37:33

편집자주

최근 저축은행업계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 2023년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여러 변수를 맞닥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사의 유동성비율이 저점과 고점을 오가며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말부턴 부동산PF 부실 발생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유동성비율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및 주요 대형사의 유동성 지표와 대출 현황 등을 바탕으로 부실 위험성과 대응 능력을 진단해본다.
한국투자저축은행(한투저축은행)이 모회사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에 힘입어 높은 유동성비율을 기록했다. 작년 3월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단행되면서 유동성비율이 400%를 넘기기도 했다.

한투저축은행은 자체적인 유동성 개선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자산과 부채 관리구조에 변화를 줘 자금 변동성에 적극 대비했다. 자산에서 차지하는 예치금 비중을 줄이고 유가증권이나 대출채권 비중을 늘렸다. 대출 영업 속도도 조절하며 리스크 관리에 주력했다.

◇한투금융지주 4200억 유증에 유동성·BIS비율 '다 잡았다'

한투저축은행은 지난해 높은 수준의 유동성비율을 보였다. 분기마다 편차가 컸으나 법정기준인 100%를 40%p 이상 웃돌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작년 말 기준 유동성비율은 245.11%로 나타났다. 이는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상위 1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유동성비율을 높게 가져갈 수 있었던 이유는 유상증자에 있었다. 작년 3월 말 모회사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주주우선배정방식의 유증을 단행했다. 1주당 발행가 50만원, 보통주 84만주가 발행됐으며 모두 4200억원이 한투저축은행에 유입됐다.

이에 따라 현금및예치금 잔액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현금및예치금 잔액은 2022년 말 1조2902억원에서 이듬해 3월 말 1조7051억원으로 1분기 만에 4149억원으로 증가했다. 자본금 측면에선 주식발행초과금이 늘면서 자본잉여금이 2758억원에서 6916억원으로 150.76% 늘었다.

모회사의 자본 수혈 덕분에 유동성비율이 300%를 넘었다. 같은 기간 한투저축은행 유동성비율은 167.32%에서 339.52%로 172.2%p 뛰었다. 그 이후 유동성비율은 더욱 상승해 작년 2분기 말 419.72%까지 상승했다. 전년 말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252.4%p 급등한 셈이다.

덩달아 BIS비율도 개선되는 효과를 누렸다. 유동성비율이 167.32%였던 2022년 말 당시 BIS비율은 10.88%로 법정기준 BIS비율 8%에 근접할 정도로 하락했다. 이듬해 초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3월 말 BIS비율은 16.16%로 단숨에 상승했다. BIS비율은 작년 말까지도 15~16% 수준을 유지하는 등 안정된 모습이다.

(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유동성 관리 위한 '자산부채 관리 구조 변화'

한투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타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작년 3분기 말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2분기 말 419.72%까지 치솟았던 유동성비율이 3분기 말 144.83%로 낮아졌다. 이후 부동산PF 리스크로 인한 자금 변동성에 대비해 작년 말까지 유동성비율을 한 차례 더 올렸다.

작년 말 유동성비율은 245.11%로 전 분기와 비교해 100.28%p 급등했다. 4분기 동안 유동성비율이 상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투저축은행이 자산과 부채 관리구조에 변화를 줬던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유동성비율이 높게 유지됐던 건 전반적으로 자산 부채 관리 구조 자체를 많이 바꿨기 때문"이라며 "작년 3월에 증자를 통해 대금 4200억원이 들어오다 보니 유동성이 높게 유지됐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한투저축은행은 현금및예치금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줄였다. 3분기 말 현금및예치금 잔액은 1조9962억원으로 자산총계의 21.3%에 해당했다. 반면 4분기 말에는 잔액이 1조1248억원으로 43.65% 감소했고, 비중도 13.3%로 축소됐다.

예치금을 줄이는 대신 유가증권이나 대출채권의 비중이 늘었다. 보통예치금 잔액은 3분기 말 1조548억원에 달했으나 4분기 말 7516억원으로 28.74% 줄었다. 연이자율이 최고 4.25% 수준이었으나 연말 1.9%로 하락하면서 자금 운용 전략을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 잔액 비중은 5.7%에서 6.9%로 늘었다. 잔액으로 따지면 5348억원에서 5856억원으로 9.5% 증가했다. 대출채권 비중은 71.7%에서 78.5%로 증가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투저축은행은 대출 영업에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유동성비율을 관리했다. 2022년 말 대출부채는 7조1065억원이었으나 이듬해 들어 매 분기 규모가 줄었다. 작년 3분기 말 6조9902억원, 작년 말 6조9128억원을 기록했다. 예수부채도 함께 줄었다. 3분기 말 7조8387억원에서 작년 말 6조9768억원으로 10.99% 감소했다.

(출처: 한국투자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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