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기업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구로서 이사 선임, 인수합병, 대규모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다. 경영권 분쟁, 합병·분할, 자금난 등 세간의 화두가 된 기업의 상황도 결국 이사회 결정에서 비롯된다. 그 결정에는 당연히 이사회 구성원들의 책임이 있다. 기업 이사회 구조와 변화, 의결 과정을 되짚어보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요인과 핵심 인물을 찾아보려 한다.
한세예스24홀딩스의 이래CS 인수는 2세 경영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 주력 계열사를 경영하고 있는 장남 김석환 예스24 대표와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막내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 등이다. 그룹 경영의 핵심 의사결정 조직인 이사회 산하 경영위원회는 이들 2세 경영인들만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 한세실업 등 2세 주도 계열사 자금조달 주목 한세예스24홀딩스는 이래CS의 이래AMS 매각 주간사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을 확인했다고 지난 20일 공시했다. 매매대상은 이래CS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이래AMS 보통주 960만7384주로 회사 전체 지분 80.6%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보통주 한주당 1만4780원씩 총 1420억원을 들여 지분을 매입한다.
이래CS는 2022년 말 이래AMS 지분 16.7%를 기존 투자 이력이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에 넘긴 데 이어 잔여 지분 전량을 한세예스24 홀딩스에 매각하기로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이래AMS 지분 198만4938주를 주당 1만160원씩 총 202억원에 매입한 것에 견주면 한세예스24홀딩스는 밸류를 40% 가량 높여 매수하는 셈이다.
한국델파이의 후신인 이래AMS는 2015년 이래CS 울타리 안으로 들어왔다. 한국지엠 등 완성차 제조업체 주요 협력업체로 자동차 부품을 제조해 공급하는 데 주력해왔다. 분할 출범 이후 2022년까지 7년간 순손실을 내다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자산총계는 5910억원(부채 4592억원, 자본 1318억원) 수준이었다.
이래AMS는 모회사 이래CS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불가피하게 매물로 등장한 측면이 크다. 이래CS는 2022년 12월 창원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고 올 1월 관련 인가 결정을 받았다. 회생계획안 상 변제금액은 1630억원. 이래CS 측은 이래AMS 지분 매각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기업 정상화를 위해 활용할 전망이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한세실업 등 주력 계열사 자금 대여 등을 통해 인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세실업은 지난 9일 한세예스24홀딩스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700억원을 대여할 것이라고 공시한 바 있다. 지난해 말 한세실업의 지난 6월 말 현재 한세예스24홀딩스의 별도 기준현금성 자산은 2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 홀딩스 이사회 핵심 조직은 2세들이 직접 주도 한세예스24홀딩스 주력 계열사들은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의 자녀들이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예스24와 한세실업, 한세엠케이, 동아출판 등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예스24는 장남 김석환 대표가 주도하고 있고 한세실업은 차남 김익환 대표, 한세엠케이는 막내딸 김지원 대표가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이 그룹 지주 체제를 꾸린 뒤 2세 경영 구도를 마무리지은 뒤로도 여전히 그룹 경영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래AMS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김 회장 자녀들의 의지도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되는 이유다. 김 회장의 세 자녀들은 모두 김 회장과 함께 지주 이사회에 사내이사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한세예스24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4명 등 등기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4명은 김 회장과 그의 자녀들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산하에는 상법상 의무설치 소위원회인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비롯해 지속가능경영회와 경영위원회 등 총 4개의 소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경영위원회의 존재다. 경영과 재무 등 이사회 위임 사항을 결의하는 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들은 장남 김석환 대표를 비롯해 김익환 김지원 이사 등 김 회장의 자녀들뿐이다. 그간 주로 계열사 차입과 보증 관련 결정을 내려왔던 만큼 이래AMS 인수 결정도 해당 위원회에서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김 회장 세 자녀들은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도 전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외이사 4명도 참여하고 있는 해당 위원회는 지속가능경영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회사의 리스크 요인을 검토하고 관리하는 데 주력한다. 김익환 김지원 등 두 대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도 참여해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도 개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