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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

씨젠, 전반적으로 '부실'…경영성과는 '선방'

구성·견제기능 1.4점 받아…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구축 안해

이채원 기자  2024-11-13 09:08:14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팬데믹 이후 씨젠을 포함한 진단 키트 기업들의 관련 매출이 급감했다. 씨젠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005억원으로 2022년 대비 43% 감소했다. 영업 적자는 301억원 수준이었다. 실적은 감소했지만 지속적으로 중간 배당을 실시하고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하면서 경영성과 항목에서 2점대 성적을 거뒀다.

구성과 견제기능 등 이사회와 관련한 전반적인 항목에서는 1점대 점수를 받았다. 점수가 낮았던 가장 큰 이유는 미비한 견제기능 때문이다. 감사위원회 설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등 이사회 내 견제기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로 평가된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확립 정보접근성·경영성과 무난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씨젠는 255점 만점에 101점을 받았다.




씨젠은 평가개선프로세스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5점 만점에 3.4점을 받았다. 씨젠은 이사회에서 활동에 관한 평가,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를 수행한다. 또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이사의 재선임에 반영한다.

씨젠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사외이사 성과는 이사회 및 위원회 참석률, 산업 전문성, 기여도, 적극적인 이사회 활동 수행 여부 등을 자체적으로 평가해 임기 만료 후 재선임 시 반영한다’고 명시돼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도 양호하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씨젠의 ESG등급은 B+다. 환경에서는 B, 사회는 A, 지배구조는 B+ 등급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평가결과를 주주들이 파악하기 용이하도록 사업보고서에 공시하고 있지 않으며 이사회 평가 결과에 근거를 둔 개선안을 마련하고 반영하지 않아 관련 항목에서는 1점을 받았다.

씨젠이 평가개선프로세스 다음으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항목은 경영성과다. 경영성과의 경우 6월 말 기준 KRX300을 구성하고 있는 기업 평균치와 비교했다. 극단적 수치 반영으로 평균이 왜곡 산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각 항목 상·하위 10% 종목은 제외하고 계산했다.

경영성과 부문의 평가 대상 항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이다.

씨젠은 배당수익률과 부채비율, 순차입금 문항에서 모두 5점 만점을 받았다. 씨젠의 배당수익률은 3.49%로 시장평균치(1.42%)를 크게 웃돌았다. 회사의 부채비율은 21.45%로 평균치(91.96%)보다 크게 낮았으며 순차입금은 -7.11배로 평균치(1.12배)에 비해 낮았다.

◇이사회 운영 미비…구성·견제기능·참여도 1점대

구성과 견제기능 항목에서는 모두 5점 만점에 1.4점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을 받아들였다. 사실상 이사회 구성이 적절하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씨젠의 이사회는 총 6명으로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으로 구성돼 있다.

씨젠은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고 있지 않다. 천종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 총원의 절반 이하가 사외이사로 구성돼 이사회 독립성을 유지했다고 보기 어렵다.


소위원회는 ESG위원회 한 개만 운영되고 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축하고 있지 않으며 이사회 역량 구성표 역시 만들지 않았다.

견제기능 항목에서도 부진한 성적이 이어졌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았다. 또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다. 내부거래에 관해 이사회에서 적절하게 통제하지 않고 감사위원회가 부재했다.

참여도 항목에서는 1.8점을 받았다. 씨젠 이사회는 지난해 8번 개최됐다. ESG위원회는 지난해 1회 열렸다. 이사회 구성원들의 출석률은 모두 100%여서, 관련 문항에서는 5점을 받았다.

사외이사 교육은 현재 실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추후 필요 시 사외이사의 사업에 대한 이해 제고를 위한 내용 및 과정을 검토하여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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