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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퀀타매트릭스

권재훈 부대표, 보수적 재무관리 '차입 제로'

재무안정성 방점, 외부 조달 최소화...적자 누적은 숙제

오찬미 기자  2023-06-14 15:27:18
퀀타매트릭스(QuantaMatrix)는 보수적인 재무 관리로 경영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대부분의 바이오진단 업체들이 전환사채(CB) 등으로 외부에서 빈번하게 자금 조달을 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공모 자금과 한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현금을 곳간에 쌓아두면서 R&D 연구개발 자금에 제한적으로 사용중이다.

보수적인 재무 관리는 창업주와 손발이 맞는 CFO의 역량이 컸다. 연구개발 지출이 계속되는 가운데에도 지분율을 방어하면서 재무와 경영에서 모두 '안정'을 꾀하고 있다.

◇외부 조달 최소화, 곳간 지키는 부대표

퀀타매트릭스가 공시한 2023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장단기 차입금은 총 0억원으로 집계됐다. 퀀타매트릭스는 아직 영업을 통해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현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하면서 외부에서의 자금 조달을 최소화하고 있다.

2020년 12월 코스닥에 입성한 퀀타매트릭스는 당시 전량 신주 발행으로 공모에 나서서 425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유형자산 취득 등 시설자금 목적으로 80억원, 임금 지급 등 운영자금 목적으로 337억원을 분류해 사용 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사용한 금액은 각각 33억6800만원, 254억2000만원이다. 올해 1분기까지 누적 사용한 자금은 각각 39억9700만원, 314억4700만원으로 올 1~3월 동안 각각 6억2900만원, 60억2700만원을 더 사용했다. 잔여 자금은 시설자금용 19억7300만원, 운영자금용 22억5300만원이다.

미생물 기반 체외진단 업체인 퀀타매트릭스는 지난 3년간 연구성과가 실적으로 빠르게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대만큼 영업 수익을 확보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및 유럽병원 매출이 지연된 영향도 있었다.

항생제 감수성 검사 속도를 단축시킨 디라스트(dRAST) 솔루션은 아직 미국 및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미국 FDA, 중국 NMPA 등의 인증 획득 후 신규 시장에서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퀀타매트릭스는 2021년 11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선제적으로 184억원을 더 마련한다. 아직 자금은 미사용 상태로 남아있어 매출이 확대될 때까지 시간을 더 번 셈이다. 최대주주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유동성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창업자인 권성훈 대표가 참여해 31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고 최대주주인 에즈라 자선 신탁(Ezrah Charitable Trust, 이하 에즈라)도 118억원을 출자했다.

◇IPO 전부터 CFO로 부임해 재무 관리 전담

퀀타매트릭스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이끌고 있는 CFO는 권재훈 부대표다. 1977년생으로 올해 만46세다. 권성훈 대표이사의 친동생이다.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퀀타매트릭스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시기인 2018년부터 회사에 합류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왔다.

창업주와 가까운 사이인 만큼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보수적 재무관리를 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인물이다. 올 1분기 기준 퀀타매트릭스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46억원이다. 미사용 자금을 은행 예금이나 금융채권을 통해 대부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는 양재고등학교를 나와 한양대 경영학 학사,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를 받았다. 그리고 한국 IBM,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컨설팅, 마스터카드를 다니다 퀀타매트릭스로 적을 옮겼다. 2018년 9월 CFO로 부임해 4년8개월간 재직했다. 권성훈 대표와 김동영 CTO를 제외하고 가장 오랜기간 근무한 인물이다.

권 부대표는 2019년 2월 사내이사로 선임돼 부대표직을 맡는다. 창업주와 인척관계인 만큼 두터운 신뢰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재무관리를 해오고 있다. 현재도 그는 사내이사 지위를 확보하며 권 대표와 최대주주인 에즈라 사이에서 경영의 합을 맞추고 있다.

퀀타매트릭스의 최대주주는 에즈라라는 신탁회사다. 글로벌 헤지펀드 회사인 파랄론 캐피탈(Farallon Capital Mangement)에서 투자 경험을 보유한 데이비드 코헨(David Cohen)이 100% 출자해 설립됐다. 퀀타매트릭스의 주식 소유 비율이 19.78%에 달한다.

이에 비해 권 대표 지분율은 13.55%로 상장 직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 중이다. 다만 에즈라의 보유 주식 중 70%에 가까운 물량에 대해 권 대표와 공동 보유 계약을 맺어 경영권을 안정화했다.

코헨은 개인적인 이유로 패혈증 진단 기업에 관심을 가지다 퀀타매트릭스를 직접 발굴해 2018년에 첫 투자를 집행했다. 이듬해에도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핵심 재무적투자자(FI)였던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12.03%의 주식을 모두 처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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