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그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올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나란히 AA등급을 받았다. MSCI 종합등급은 CCC부터 AAA까지 총 7개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AA등급은 바로 위 AAA등급과 함께 업계 상위 '리더(Leader)'로 평가받는다.
2021년 BBB에서 A로 한단계 상승한 뒤 지난해까지 같은 등급에 머물던 SK이노베이션은 3년 만인 올해 처음으로 AA등급으로 올라섰다. SKIET는 2021년 첫 평가로 BB등급을 받은 뒤 매년 그 등급을 올리며 올해 SK이노베이션과 함께 AA등급에 자리했다.
두 회사 모두 평가 항목 일부가 전년 대비 개선되며 리더 등급에 오를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미흡(Laggard)'을 받던 기업행태(Corporate behavior) 항목이 '평균(Average)'으로 올라섰으며 SKIET는 평균에 머물던 물 부족(Water Stress), 화학적 위험성(Chemical safety) 등 2개 항목이 리더 등급을 받았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 모두 미흡 등급을 받은 항목이 하나도 없다. 여기서 나아가 SKIET는 유일한 평균 등급인 기업 거버넌스(Corporate Governance) 항목이 다음 평가에서 리더로 올라서면 종합 등급 AAA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SK이노베이션 지분율 61.2%)는 SK그룹 내에서 에너지 사업을 담당한다.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SKIET를 비롯해 SK온(이차전지), SK지오센트릭(화학적재활용) 등을 자회사로 두고 기존 정유·석유화학에서 그린 에너지로 사업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중 SKIET는 이차전지 소재인 분리막을 주력 사업으로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계열로 그린 포트폴리오 전환이라는 같은 지향점을 바라보고 있지만 MSCI 평가 세부항목 중 하나인 청정기술 개발(Opportunities in clean tech)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SKIET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청정기술 개발 항목에서 리더 등급을 받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같은 항목이 지난해 리더에서 올해 평균 등급으로 떨어졌다.
SKIET는 영위하는 사업이 이차전지 분리막뿐이다. 201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출범한 이후 폴더블폰 디스플레이 소재인 플렉서블 커버 윈도우(FCW·디스플레이 부착 보호 필름)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큰 매출을 내지 못하고 올초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대신 분리막에서 파생한 이차전지 소재(고체전해질) 및 탄소포집 분리막 등 미래 그린 사업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쏟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도 피투자 회사를 통해 이차전지 및 관련 소재,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그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중 SK온과 SKIET를 청정기술 매출 창출의 대표 사례로 꼽고 있다. 2022년 8조2024억원이었던 SK온·SKIET 합산 매출은 지난해 13조5455억원으로 65% 증가하기도 했다. 다만 같은 기간 SKIET가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반해 SK온은 적자폭이 커지며 양사 합산 손실 규모가 1조1250억원에서 1조1668억원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