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사내이사진 구성에 다소 변화가 생겼다. 김병완 성장총괄(CGO)이 미등기 이사로 빠지고 김주희 법무본부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데 따른 것이다. 향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나 기타 리걸 이슈 대응 작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컬리에 따르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김주희 법무·준법관리본부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기존 이사회 멤버였던 김병완 성장총괄(CGO)은 미등기 이사로 빠지면서 이사회 구성이 달라졌다. 1979년생인 김 본부장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법무법인 광장과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2020년을 기점으로 컬리에 합류한 인물이다.
이사회는 김슬아 대표를 포함해 총 5명의 사내이사,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사내이사는 핵심 중의 핵심 경영진이다. 김종훈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허태영 운영총괄(COO), 최재훈 상품총괄(CCO), 김주희 법무·준법관리 본부장이다. 김 본부장을 제외하고 모두가 ‘C레벨’이다.
그간 컬리는 다방면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를 보강해 왔다. 2024년 1분기 기준 사외이사진에는 이영호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문정훈 현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김석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석호 사외이사의 경우 행시를 거쳐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다만 사내이사에 법률 전문가가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통·플랫폼 기업의 경우 다양한 리걸 이슈에 노출된다. 표시광고법이나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대규모유통업법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리걸 이슈를 대응하는 대관이나 법무부문의 중요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컬리의 경우도 비슷하다. 컬리는 2021년 공정위로부터 허위광고에 대해 심사관 전결 경고 처분을 받았다. 올해도 공정위 리스크는 지속되고 있다. 최근 컬리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로 시정명령을 부과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컬리는 2020년 판매촉진 행사의 명칭, 기간, 소요 비용 등 구체적인 사항을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고 납품업체 3곳에 판촉행사 비용을 부담시켰다.
이어 2022년에 ‘성장장려금(판매장려금)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총 1850개 납품업체와 실질적 협의 없이 약정을 맺은 사실도 드러났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유통업자가 납품업자와 판매촉진 행사를 실시하는 경우 사전 서면 약정, 납품업자의 판매촉진 행사 분담 비율 50% 초과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법부터 플랫폼법에 이르기까지 이커머스 업계에서 법무 역량의 중요도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에 컬리 이사회 구성이 바뀐 만큼 향후 공정위 대응에 더욱 힘이 실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컬리 관계자는 “김주희 법무본부장이 지난 3월 말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게 맞다”라면서 “회사에 장기간 근무하면서 내부 사정도 잘 알고, 법무 쪽으로 전문성도 풍부해 선임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