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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공시대상기업집단

30대 그룹 부채비율, 가장 높은 곳은 '금호아시아나'

800%대 기록, 아시아나항공 영향…2위 쿠팡 '매입채무' 여파 400% 웃돌아

박동우 기자  2024-05-17 07:54:40
재계 30대 그룹 가운데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집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나타났다. 800%대를 기록하며 비금융사·전체회사 부문을 통틀어 1위였다.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생한 부채가 그룹 부채총계의 70%를 차지하며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쿠팡의 부채비율은 400%를 웃돌면서 30대 그룹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외상으로 상품을 직매입한 뒤 납품업자에게 아직 정산하지 않은 대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매입채무 잔액은 지난 5년새 65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11배 넘게 불어났다.

◇향후 지표변화 관건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재무현황' 자료에 적시된 자본총액과 총부채 등을 살핀 결과 30대 기업집단 중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전체법인 데이터를 합산한 비율은 837.1%, 비금융·보험회사만 반영한 수치는 837.5%로 집계됐다.

2023년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채비율이 30대 기업집단 가운데 단연 높았다. 당시 비금융사 부문에서 832.1%를 시현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발표 기준 금호아시아나그룹 모든 계열사의 부채총계는 15조5370억원으로 자기자본 1조8560억원과 견줘보면 8배 넘게 많다. 다만 2023년 5월 공시 기준 총부채 16조10억원과 비교하면 2.9%(4640억원) 줄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산하 계열사는 모두 24곳이다.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금호고속 등 여객·운송 부문 기업들이 포진했다. 금호건설, 금호AMC 등 부동산 분야 업체들도 존재한다. 그룹 부채비율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계열사가 아시아나항공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별도기준 총부채는 작년 말 11조1040억원으로 그룹 전체 부채의 71.5%를 차지한다. 부채총계 구성을 보면 여객기와 기자재 등을 임차하면서 인식한 비유동 리스부채가 3조7771억원으로 단연 많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이 1조8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부채비율은 급격히 하락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1개사만 계열에서 이탈하더라도 그룹 부채비율이 800%대에서 400% 초반 수준으로 낮아지는 대목이 방증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완료하면 종속기업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도 계열에서 제외된다. 자연스레 전체 자산총계가 5조원에 미달하는 만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시대상기업집단 리스트에서도 사라지게 된다.


30대 기업집단의 비금융사 기준 부채비율 순위를 살피면 쿠팡이 427.2%로 금호아시아나그룹(837.5%)의 뒤를 이었다. 쿠팡의 총자본은 3조2860억원으로 부채총계 14조370억원의 23.4% 규모다. 미국법인 쿠팡Inc가 지분 일체를 소유한 한국법인 쿠팡을 필두로 쿠팡이츠서비스,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등 13개 계열사가 기업집단 쿠팡에 속해 있다.

쿠팡의 부채비율을 좌우하는 핵심항목이 '매입채무'다. 한국법인 쿠팡의 별도기준 매입채무 잔액은 작년 말 7조575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말 6442억원과 견줘보면 5년 만에 11배 넘게 많아졌다. 상품을 직접 매입한 뒤 납품업자에게 늦게 정산하는 과정에서 매입채무가 발생했다.


◇건설그룹 '부영·중흥'도 상위권 포진

부채비율 상위권에는 3위 부영(265.2%), 5위 중흥건설(147.0%) 등 건설업에 바탕을 둔 기업집단도 포진했다. 21개 계열사를 거느린 부영그룹의 자기자본은 5조2910억원으로 부채총액 15조7760억원의 33.5%다. 활발한 인수·합병(M&A) 전략으로 53개 계열사까지 확장한 중흥건설그룹의 경우 총부채가 14조8410억원, 자본총계가 10조940억원으로 나타났다.

부영그룹 산하 최대 계열사 부영주택은 2023년 말 12조8548억원의 부채를 보유했다. 부채 구성을 살피면 장기임대보증금 4조6127억원과 유동임대보증금 3조6829억원이 64.5%를 차지했다. 임대보증금은 임차인들로부터 수취한 현금으로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부채로 계상됐다. 아파트 임대로 수익을 창출하는 본업 특수성과 맞닿아 있다.


중흥건설그룹이 2조원을 들여 인수한 대우건설의 총부채는 작년 말 6조2480억원으로 나타났다. 미지급금(8835억원)과 미지급비용(5519억원)을 합산한 단기기타지급채무 항목이 1조435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권 등에서 끌어다 쓴 총차입금 역시 2018년 말 1조8678억원 대비 25.7%(4799억원) 늘어난 2조3477억원으로 나타났다.

재계 10대 그룹만 놓고 보면 한화그룹의 부채비율이 단연 높았다. 비금융·보험사 기준 자기자본 39조8130억원, 부채총액 53조5300억원으로 134.5%를 기록했다. 2023년 공정위 발표 당시 115.3%보다 19.2%포인트 올랐다. △롯데(115.8%) △농협(115.1%) △HD현대(107.7%) △LG(103.6%) △GS(92.9%) △SK(91.1%) △현대차(57.3%) △포스코(41.4%) △삼성(37.1%)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업까지 감안한 전체 계열사 기준으로 살피면 재계 10위권 기업집단 가운데 농협의 부채비율이 727.1%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부채가 504조3680억원으로 자기자본 69조3670억원의 7배를 넘는다. 한화그룹의 부채비율이 314.6%로 두번째 높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롯데 125.8%, 삼성 118.8%, HD현대 107.7%, LG 103.6%, 현대차 93.6%, GS 92.8%, SK 91.1%, 포스코 41.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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