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세계가 신세계백화점 송도점 사업 지연으로 매해 100억~2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내고 있다. 부지를 매입한지 9년이 지났지만 사업 계획도 잡지 못한 채 운영비만 내는 탓이다.
유일한 수익은 연평균 1억~2억원 수준인 호텔 임대료다.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큰 상황에서, 인천신세계는 모회사의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9년째 지연…지난해 215억 순손실 발생 인천신세계는 신세계가 인천 사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2015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의 '송도 신세계 도심형 복합쇼핑몰 건립 투자협약'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신세계는 인천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 부지 5만9600㎡(1만8000평)에 백화점, 대형마트, 문화시설을 갖춘 복합쇼핑몰 조성을 추진했는데, 이를 위해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참여하는 해외 자본을 포함해 외국인투자법인 인천신세계 설립했다. 인천경제청이 해외자본 유치를조건으로 걸어 GIC를 끌어오는 형태로 투자를 진행했다.
부지 매입에 사용한 돈은 약 2300억원으로, 인천경제청에서 사업부지(토지)를 약 1700억원에 인천도시공사에서 송도 브릿지호텔을 약 600억원에 매입했다. 이 중 GIC의 자회사인 RECO Songdo Private Ltd.는 약 83억원 정도의 돈을 부지 매입에 사용했다.
문제는 9년이 지나도록 개발 계획도 확정하지 않은 채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준공 목표는 2019년이었으나 지금까지 약 10년을 운영비만 지출하며 손실을 내고 있다.
인천신세계의 유일한 수익은 일부 건물을 호텔에 임대해놓으면서 얻는 수익이다. 임대수익이 전체 매출액이라고 볼 수 있다. 규모는 연평균 1억~2억원 정도 수준으로, 작년에 발생한 임대수익은 2억7000억원에 그친다. 2022년에는 1억6800억원이 수익을 냈다.
임대수익은 인천신세계의 운영비에 턱 없이 모자라다. 임대수익이 발생한 투자부동산에서만 연평균 150억원의 운영비가 나가고 있다. 지난해 운영비만 142억원에 달한다.
인천신세계는 매해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15억원으로 전년(193억원) 대비 손실 규모 22억원가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2억원을 기록했다. 누적된 손실로 2022년 715억원이던 결손금은 다음 해 931억원으로 늘었다.
◇신세계, 유상증자로 인천신세계 심폐소생 모회사인 신세계는 인천신세계의 자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2022년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이달 초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약 1년 반 만에 추가 지원에 나선 셈이다. 지속적인 유상증자로 신세계의 지분도 90%에서 92.65%로 늘었다.
RECO Songdo Private Ltd.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RECO Songdo Private Ltd.의 지분은 작년 말 기준 7.35%다. 당초 10%에서 지분이 줄었다.
다만 신세계가 송도 부지를 쉽게 매각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송도는 신세계가 인천종합터미널을 둘러싼 롯데와의 경쟁에서 밀려난 이후, 새로운 터전으로 선택한 곳이기 때문이다. 인천종합터미널 일대는 대형쇼핑몰이 밀집해 인천의 핵심 상권으로 꼽힌다. 인천종합터미널 내에 위치했던 인천점은 신세계백화점에서 4번째로 많은 매출을 낸 곳이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인천시와 1997년 20년 장기임대 계약을 맺은 뒤 인천점을 운영하다, 2012년 롯데가 인천시가 매물로 내놓은 인천종합터미널 일체를 매입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이후 대법원이 롯데의 손을 들어주면서, 신세계는 인천점을 접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