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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모회사인 이마트(100%)를 재정적으로 뒷받침하기 보다는 모회사로부터 지원을 받는 회사였다. 계획한 대규모 투자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던 탓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이마트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 규모와 이마트로부터 지원을 받은 규모를 비교해보면 파악할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에게 지난 5년간 연 평균 200억 내외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연결 기준 배당금 지급액은 2019년 201억원, 2020년 192억원, 2021년 193억원, 2022년 227억원, 2023년 229억원이다.
반면 신세계프라퍼티가 이마트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은 규모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 5년 동안 신세계프라퍼티는 2019년 949억원, 2020년 1998억원, 2022년 2898억원을 이마트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았다. 지난 5년 동안 유상증자를 받은 총액만 5846억원이다.
이마트의 지원 규모는 신세계프라퍼티의 자본적지출(CAPEX)를 감당하기엔 다소 부족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CAPEX는 2019년 2618억원, 2020년 2063억원, 2021년 2060억원, 2022년 2162억원, 2023년 2417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프라퍼티가 미래의 이윤창출을 위해 투자한 금액이 지난 5년 동안 총 1조1322억원을 기록했다.
투자할 돈이 부족하니 차입 규모는 자연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19년 말 7932억원에서 2023년 말 1조3296억원으로 67.6% 늘어났다. 특히 단기차입금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9년 321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은 2986억원으로 약 9배가량 증가했다. 단기차입금 의존도도 2019년 말 4.8%에서 2023년 18.4%로 상승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신세계프라퍼티에 대해 유상증자를 하지 못했다. 이마트가 야구단과 스타벅스코리아, 이베이코리아를 연이어 인수해 자금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국내 시장 진출 본격화로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됐다.
지난해 이마트는 매출이 정체를 맞으면서 영업이익이 손실로 돌아섰다. 2019년 연결기준 19조628억원이던 매출은 대규모 인수·합병(M&A) 등으로 급증하다 작년에는 29조4724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19년 150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68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에 직접 지원을 받기보다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노선을 바꾸었다. 지난해 2945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산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재무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줘 어느정도 재무부담을 통제할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의 순차입금은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결 기준 2022년 말 1조1626억원이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원으로 줄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현금 유입 효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