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CFO

조달전략 분석

SK일렉링크, 주주 지원이 무차입 동력

SK네트웍스·AEP·에스트래픽 출자, 환경부 프로젝트 관련 리스부채 발생

이민호 기자  2024-05-10 07:35:45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SK일렉링크가 무차입 기조를 이어가는 데는 주주사 3곳의 잇단 출자가 바탕이 됐다. 이들 주주사가 SK일렉링크 구주 인수를 제외하고 신주 인수(유상증자)로 투입한 자금만 합산 1020억원이다. 환경부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 주주사 중 한 곳인 에스트래픽으로부터 발생하는 133억원 규모 리스부채가 있지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며 향후 순차적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SK일렉링크는 코스닥 상장사 에스트래픽이 2022년 11월 전기차 충전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한 회사다. 에스트래픽 전기차 충전사업부 시절을 포함해 2022년말까지 급속·초급속 충전 인프라 1084기, 완속 충전 인프라 2012기를 각각 구축하면서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빠르게 넓혀나갔다.


SK네트웍스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운영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SK네트웍스는 SK일렉링크의 272억원 규모 보통주 구주와 456억원 규모 보통주 신주 인수에 총 728억원을 투입해 지분 52.82%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SK네트웍스 외에 SK일렉링크에 주주로 진입한 곳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AEP)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Supernova Asia Ltd.)을 설립해 SK일렉링크 지분율 30.60%로 2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따라 에스트래픽은 나머지 지분 16.58%로 3대 주주가 됐다.

이들 주주는 지난해에도 SK일렉링크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힘을 실었다. 12월 총 3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지분율대로 SK네트웍스가 158억원을 책임졌으며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92억원, 에스트래픽이 50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주주들의 출자 덕분에 SK일렉링크의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972억원이었다. 작년 매출액이 380억원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영업손실 145억원, 당기순손실 43억원으로 적자였다. 손실은 자본을 깎아먹는 요인이나 지난해 3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확충이 재무건전성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59.4%에 불과한 것도 이 때문이다.

SK일렉링크는 차입금도 조달하고 있지 않다. 이 또한 유상증자의 효과다. 차입금 없이도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이 543억원 남아있다. 현금 소요에는 자본적지출(CAPEX) 영향이 크다. 지난해 자본적지출은 597억원이었다. SK네트웍스는 현재 10% 안팎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운영시장에서의 SK일렉링크 시장점유율을 2030년까지 15~2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차입금은 없지만 차입금 성격의 리스부채가 133억원 존재한다. 유동성 리스부채가 102억원, 비유동성 리스부채가 32억원이다. 부채총계가 577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리스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3.1%다. 지난해 차입금 없이도 이자비용이 4억원 발생했는데 이는 상당 부분이 리스부채 때문이다. SK일렉링크 측에 따르면 대부분 리스부채는 환경부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 에스트래픽으로부터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으로 향후 순차적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SK일렉링크 관계자는 "에스트래픽 전기차 충전사업부 시절 환경부에서 진행하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 프로젝트를 맡아서 수행하고 있었는데 전기차 충전사업부가 SK일렉링크로 분할되고 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사업자가 바뀌게 되면 보조금을 더 이상 지원받지 못한다"며 "이 때문에 관련 충전소와 충전기를 에스트래픽에 두고 SK일렉링크가 리스해서 운영하다가 프로젝트가 끝나면 순차적으로 인수해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