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회사채를 발행한다. 다음달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월 발행당시와 같이 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증액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한화에너지가 회사채 시장이 한산한 시기 발행에 나선 건 현금성자산이 급격히 줄어든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금성자산 1년 새 1조 넘게 감소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12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주관사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키움증권이며 수요예측은 21일, 발행은 30일이 유력하다.
트랜치(만기구조)는 2년물 800억원, 3년물 40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모채의 발행목적은 차환일 가능성이 크다. 한화에너지는 6월27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맞이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2분기 회사채 발행을 쉬어가는 가운데 한화에너지가 4개월 만에 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데는 넉넉하지 못한 곳간 사정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한화에너지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2021년 1조3585억원, 2022년 1조7668억원에서 2023년 6541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순차입금 규모는 2021년 2조7650억원, 2022년 3조2844억원에서 지난해 4조2142억원으로 뛰었다.
이 영향으로 일부 등급 하향 트리거도 발동된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EBITDA 7 초과, 나이스신용평가는 순차입금의존도 45% 및 총차입금/EBITDA 10 초과, 한국신용평가는 순차입금/EBITDA 10 및 차입금의존도 60% 초과 등을 들었다. 이 가운데 EBITDA가 들어간 지표들은 하나같이 하향 요건이 모두 발동됐다. 유동성과 비교해 차입금의 부담이 큰 셈이다.
다만 실제로 등급이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크레딧업계의 의견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해외 태양광 개발, 발전설비 연료전환 등으로 확대된 투자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계열 관련 투자 및 배당정책에 따라 추가적인 자금소요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다각화된 사업구조에 기반한 안정적인 이익창출능력을 토대로 재무안정성 하락을 방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흐름 이어갈까 일각에선 한화에너지가 앞서 회사채 흥행에 성공한 만큼 이번에도 무난하게 수요를 확보할 것으로 바라본다. 크지 않은 모집 규모, A급인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등이 그 이유다. KIS자산평가에 따르면 8일 기준 한화에너지의 2년물 금리는 4.223%, 3년물 금리는 4.493%다. 한화에너지의 등급이 A+ 금리대비 각각 2.3bp, 6.2bp 높다.
한화에너지는 1월10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500억원이 목표였던 2년물은 2640억원, 모집액 300억원인 3년물은 4860억원 등 총 800억원 모집에 760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2년물은 -15bp, 3년물은 -31bp에서 모집물량을 채웠다. 그 결과 2년물 950억원, 3년물 550억원 등 총 1500억원으로 증액발행했다. 2년물은 민평금리 기준 -12bp, 3년물은 -28bp에 끊었다.
한화그룹의 계열사들은 올해 꾸준히 회사채를 발행해오고 있다. 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월11일 4000억원을 발행했다. 한화솔루션은 1월16일 3500억원, 한화에너지는 1월18일 1500억원, ㈜한화는 2월26일 2500억원, 한화투자증권은 2월28일 3000억원, 한화호텔앤리조트는 4월4일 800억원을 발행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한화그룹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5300억원이다. 한화그룹은 해당 순위에서 7위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