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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집단 톺아보기

미래에셋생명, 대주주 유효지분 80%로 확대 의미는

③미래에셋운용 등 그룹사 지분 38.3%→54.3%, 자사주도 34.1%…자진 상폐가능성도 제기

원충희 기자  2024-05-08 08:25:35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중 박현주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컨설팅은 수년째 미래에셋생명의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 계열사의 미래에셋생명 지분은 38.3%에서 5년 만에 54.3%로 대폭 늘었다.

미래에셋생명의 자사주 26.3%(우선주 포함 34.1%)를 포함하면 그룹의 실질 지배력(유효지분)은 80%를 넘는다. 공식적으로는 미래에셋생명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보지만 밸류업 효과가 크지 않은 점을 들어 세간에는 자진 상장폐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컨설팅, 수년째 생명 지분 확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컨설팅은 수년째 미래에셋생명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2018년만 해도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이 각각 17.11%, 15.59%로 나란히 1~2대 주주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던 중 2020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장내매수를 통해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기존 5.06%에서 7.94%로 늘렸다.

이듬해인 2021년에는 미래에셋펀드서비스가 갖고 있던 지분 0.44%를 장외거래를 통해 미래에셋컨설팅에 넘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컨설팅이 보유한 미래에셋생명 지분은 0.09%에서 0.52%로 늘었다. 이 와중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추가 매수를 단행해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9.19%로 확대했다.

이들 계열사의 미래에셋생명 주식 매입은 지난해 규모가 크게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컨설팅 모두 장내매수 등을 통해 지분을 각각 12.47%, 4.26%로 늘였다. 그룹 계열사들의 지분 총합은 2018년 말 38.29%에서 2023년 말 54.33%로 확대됐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미래에셋생명은 자사주 비중이 상당히 큰 회사다. 작년 말 기준 발생주식총수(1억9814만2949주) 중에서 자기주식은 6766만2949주로 34.1%에 이른다. 우선주를 제외할 경우에도 26.3% 수준이다. 발행주식 수의 80% 이상을 그룹 계열사와 자사주 형태로 보유한 셈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을 늘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컨설팅은 공통점이 있다. 박현주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강한 회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 회장이 60.19%, 그가 48.44% 갖고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이 36.92%를 보유 중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의 경우 박 회장의 아내 김미경씨가 10.24%), 아들 박준범씨가 11.52%, 딸 박하민·은민씨가 각각 8.19%, 박 회장의 조카 송성원·하경씨가 각각 1.37%씩 갖고 있다. 사실상 가족회사다.

◇밸류업 효과? 있지만 크진 않아…자진 상폐설도 솔솔

그룹 계열사들이 나서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을 늘린 첫 번째 배경은 밸류업이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이 0.23배 수준으로 장부상 순자산가치의 크게 밑돌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두 개의 상장 계열사(미래에셋증권·생명)의 주주가치를 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매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증권 주식을 추가 매수해 지분을 27.5%에서 30.2%로 늘렸다.

밸류업 효과는 나름 있었다. 지난 5년간 3000~4000원대를 오르내리다가 올 초 기업 밸류업 재료를 타고 6000원대까지 치솟더니 현재는 5000원대 수준에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BR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일으키진 못했다.


금융지주회사법 등에 영향으로 상장사의 경우 지분 30%, 비상장사는 50% 이상 가지면 자회사 요건이 충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분 30%만 가져도 안정적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 그룹의 실질 지배력은 80%에 이른다. 미래에셋생명의 자사주를 제외한 유통주식 총수는 1억3048만주, 여기서 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주식을 제외하면 3427만3951주로 전체 유통주식 수의 26.6%에 불과하다.

항간에서 자진 상폐설이 나도는 이유다. 다만 투자자 보호사항인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 95%(자사주 제외) 요건을 아직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그룹 계열사들이 가진 의결권 지분은 75% 수준이라 상폐시키려면 10% 정도를 추가 매입해야 한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 주가는 최근 주가수익비율(PER) 8.58배, PBR 0.23배로 매우 저평가된 상황이라 계열사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라며 "미래에셋생명 공개매수나 상장폐지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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