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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인사코드

미래에셋생명, 책임경영 위한 견고한 투톱체제

전문성 중시한 박현주 회장…관리 총괄에 그룹 핵심 인사, 영업총괄에 보험 전문가 기용

김영은 기자  2024-09-12 15: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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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에는 '암호(코드, Code)'가 있다. 인사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관점의 해설 기사가 뒤따르는 것도 이를 판독하기 위해서다. 또 '규칙(코드, Code)'도 있다. 일례로 특정 직책에 공통 이력을 가진 인물이 반복해서 선임되는 식의 경향성이 있다. 이러한 코드들은 회사 사정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주요 금융사 인사의 경향성을 살펴보고 이를 해독해본다.
미래에셋생명의 인사코드에는 경영 전문성을 강조하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색채가 분명히 드러난다. 미래에셋생명은 그룹 지침에 따라 2011년부터 각자대표체제를 도입해 유지하고 있다. 영업 총괄과 관리 총괄을 나눠 조직 안정성 및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통상적으로 관리 총괄에 내부 핵심 인사를, 영업 총괄에 보험 전문가를 선임하는 기조가 엿보인다. 전문성이 있다면 출신성분 또한 가리지 않는다. CEO 뿐 아니라 사업부문장에도 부문별 대표 체제를 두어 조직별 역량을 높이는 한편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등용문으로 활용하고 있다.

◇13년째 각자대표체제 유지

미래에셋생명은 2005년 미래에셋그룹이 SK생명을 인수해 출범했다. 증권, 자산운용 등금융투자부문에 치중되어 있던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함이었다. 초대 CEO에는 윤진홍 전 미래에셋맵스운용 부회장이 선임돼 강하게 주도권을 쥐고 통합 작업을 이끌었다.

투톱경영체제가 도입된 것은 2011년이다. 2011년 미래에셋그룹은 계열사별로 공동대표를 2명씩 선임했다.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국내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또한 사업 부문별로 전문성 있는 인재를 기용해 조직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자대표체제는 경영에 있어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신념이 녹아있는 인사 기조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춘 CEO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미래에셋생명은 공동대표의 역할을 관리 총괄과 영업 총괄로 나눈다. 관리 총괄은 인사 및 기획, 자산운용 등 경영 관리 전반을 담당하고 영업 총괄은 보험 영업 및 마케팅 등으로 역할이 구분되어 있다. 각자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관리 총괄 대표에는 그룹 핵심 인사가 기용되는 패턴을 보인다. 역대 CEO에는 최현만, 이상걸, 김재식, 변재상 전 대표이사가 있다. 최현만 전 회장은 박 회장과 함께 미래에셋그룹을 공동 창업한 인물이며 이상걸 전 사장 또한 미래에셋생명의 창립멤버다. 변재상 전 사장과 김재식 부회장은 미래에셋증권 등 계열사 대표를 거친 핵심 인사다.

영업 총괄에는 보험 전문가를 기용했다. 하만덕 전 부회장, 김평규 당시 전무가 영업 총괄을 맡았고 올해부터 황문규 상무가 담당한다. 역량이 있다면 출신 성분을 가리지 않았다. 하 전 부회장은 미래에셋생명의 전신인 SK생명 출신으로 인수 이후에도 FC영업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김 전 대표는 미래에셋생명에 입사해 마케팅 및 영업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황 상무는 2018년 미래에셋생명이 인수합병한 PCA생명 출신이다.

◇사업부문에도 뿌리내린 책임경영 기조

미래에셋생명은 투톱경영체제 뿐 아니라 부문별 대표를 두는 체제를 택하고 있다. 대표이사에게 집중된 권한을 부문별 대표에게 이양해 사업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올 상반기 기준 재무부문, 연금영업부문, 디지털부문, 보험서비스부문, 마케팅부문을 나눠 임원급 인사를 기용하고 있다.

부문별 대표 체제는 해당 영역에서 역량을 인정받을 경우 대표이사로 기용되는 등 CEO 등용문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김평규 당시 전무와 황문규 상무가 대표적인 인물로 둘은 모두 미래에셋생명의 GA영업부문 대표를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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