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광고계열사인 제일기획이 광고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1분기는 기업들이 신년 광고예산을 집행하지 않은 1월이 포함되어 있어 광고업계에서 '혹독한 시기'라고 불린다.
◇매출총이익 전년보다 7% 성장…주가는 '박스권'
제일기획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545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180억원으로 8.1% 증가했다. 순이익은 5.01% 증가한 434억원이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39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 증가했다. 광고업계는 협력사에 지급하는 비용을 제외한 매출총이익을 중요한 실적 지표로 삼는다.
제일기획은 1분기 비매체광고(BTL)와 디지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으로 비수기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중심의 퍼포먼스 마케팅을 강화해 BLT 물량이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헬스케어와 건기식 등 성장 업종의 신규 개발에도 성과를 얻었다. 1분기 제일기획은 비계열 새로운 광고주를 발굴하고, 국내 광고주의 글로벌 대행을 넓혀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규모를 10% 높였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파리 올림픽 효과에 힘입어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실적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며 "헬스케어 등 성장 업종 신규 개발 및 국내 광고주의 글로벌 대행 등 비계열 성장 기반을 강화하는 시기였다"고 말했다.
제일기획의 주가는 1분기 양호한 실적에도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이날 시초가인 1만8720원에서 등·하락 폭이 1%를 넘기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실적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요동치는 다른 기업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제일기획의 주가는 지난달 12일 1만7940원의 저점을 다지고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당시 5~120일선 지지대가 모두 무너져 추가적인 주가 하락이 예상됐지만, 이날까지 장중 1만8790원으로 상승해 5~60일선 지지대를 모두 회복했다. 1분기 실적이 선반영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광고 경기가 완전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전년 기저 효과에 더해 기존 및 신규 개발한 비계열 광고주의 물량이 더해지면서 외형 성장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매출총이익 연간 5% 성장 목표…키워드는 '디지털'
제일기획은 올해 '수익성 방어'를 목표한다. 매출총이익은 5% 늘리고 20% 수준의 현재 영업이익률은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외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기존의 사업으로만은 목표를 달성하기에 한계가 있다. 이에 제일기획은 디지털 사업 확대와 해외 신규 광고주 개발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광고주 확대를 통해 대외 불확실성 영향을 최소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제일기획은 올해 성장 키워드로 디지털을 선택했다. 디지털 기반 퍼포먼스 마케팅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라이브커머스 등 자사몰(DTC) 분야 신규 서비스 발굴과 더불어 가상 전시·체험관 운영, 버추얼 캐릭터 개발 및 론칭 등 메타버스 분야 대행 영역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광고주 대행의 영역과 국가를 확대해 신규 광고주 확보에도 나선다. 광고시장 규모가 큰 북미와 중국 시장에 주력하기 위한 조직 재정비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 핵심사업에 주력한다는 목표다. 인수합병(M&A) 등 투자도 지속 검토해 인공지능(AI) 디지털 신사업 기회도 발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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