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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

'고배당주' 명성 잇는 제일기획, 7년만에 배당규모 축소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2.92% 하락...파리올림픽 주목

김위수 기자  2024-01-30 15:24:32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제일기획의 배당금이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7년부터다. 당시 제일기획은 배당성향을 6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히며 주주친화정책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시점부터 제일기획의 배당금은 매년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제일기획은 디지털 사업과 해외 지역 사업 확장으로 매출총이익이 전년 대비 5% 늘어났지만 인력 투자가 확대되며 판관비가 증가해 영업이익 규모는 1% 축소됐다. 이에 제일기획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적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7년간 늘려온 배당금, 처음으로 줄었다

제일기획은 2023년 기말 현금배당으로 주당 1110원을 오는 4월 중 주주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총 배당금 규모는 1124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결 당기순이익 1901억원의 5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22년 기준이기는 하지만 코스피 상장한 기업 중 배당을 실시한 곳들의 평균 배당 성향은 35%다. 제일기획의 배당성향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로 '고배당주'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단 제일기획이 책정한 주당 1110원의 배당금은 2022년 배당금(1150원)보다 줄어든 금액이다. 제일기획이 배당금 규모를 전년 대비 축소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2015~2016년 주당 300원에서 이듬해인 2017년 주당 760원으로 올린 뒤 매년 배당금 규모도 늘려왔다. 당시 제일기획은 34% 수준의 배당성향을 60%로 상향하겠다고 발표하며 주주친화정책을 본격화했다.


실제 2017년 이후 제일기획의 배당성향은 60% 혹은 그에 준하는 수치를 이어왔다. 여기에 더해 제일기획의 당기순이익이 매년 늘어나며 배당금 규모 역시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커졌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주당 1150원의 배당금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주당 1000원'의 벽을 넘기게 됐다.

제일기획의 배당금이 처음으로 줄어든 이유는 분모가 되는 당기순이익이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1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2.92% 줄어든 금액이었다. 주주친화정책을 실시한 이후 당기순이익 규모가 처음 축소되며 배당금을 줄여야 되는 상황이 됐다.

◇파리 올림픽 개최 '호재', 배당금 상승 이끌까

올해의 경우 배당금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 오는 7월 파리 올림픽의 개최가 실적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파리 올림픽의 공식 후원사로 참가하는 만큼 마케팅비 집행을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올해 제일기획의 실적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대비 매출총이익률, 영업이익률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일기획은 디지털 사업과 비계열 광고주 확대를 통해 실적기반을 단단히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제일기획의 사업 중 디지털 사업의 비중은 54%로 전년 대비 1%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비계열 사업 비중도 28%에서 30%로 2%p 확대됐다. 또 북미·중국 중심으로 신규 광고주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판관비 효율화를 통해 내실을 쌓고,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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