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광고업체인 제일기획은 올해 목표로 '수익성 방어'를 잡고 있다. 매출총이익은 5% 늘리고 20% 수준의 현재 영업이익률은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외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인 만큼 기존의 사업으로만은 목표를 달성하기에 한계가 있다.
제일기획은 디지털 사업 확대와 해외 신규 광고주 개발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제일기획은 디지털·글로벌 사업역량을 두루 갖춘 김태해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지난해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유정근 전 사장은 이사회에서 물러나 현재 이사회 의장은 공석인 상황이다.
◇김태해 부사장 이력 살펴보니… 1969년생인 김 부사장(
사진)은 제일기획 부사장단에서는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현재 제일기획의 비즈니스1부문을 이끌고 있다. 비즈니스1부문은 북미·중남미를 제외한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현재 대표이사인 김종현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직전까지 맡았던 곳이기도 하다.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제일기획에서 광고 업무를 시작했다. 김 부사장이 이끈 광고 캠페인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 광고 캠페인이 꼽힌다.
2011년 임원으로 승진한 뒤에도 폭넓은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중국총괄, 디지털부문장 등을 거쳐 비즈니스1부문장으로 낙점됐다. 특히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 확대를 통해 제일기획의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제일기획의 첫번째 목표가 디지털 사업 확대에 있는 만큼 사내이사로 적임자라는 평가다. 여기에 중국총괄, 비즈니스1부문장을 맡아 해외 사업 역량을 두루 갖췄다는 점도 강점이다.
제일기획은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 내실을 강화와 체질 변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중에 나올까 기존 사내이사였던 유 사장은 지난 1월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유 사장은 2017년 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제일기획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2년 말 김 사장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줬지만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에 따라 제일기획의 사내이사는 김종현 사장, 강우영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에 더해 신규 선임되는 김 부사장까지 3인 체제가 유지된다. 유 사장이 사내이사직을 사임하며 이사회 의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 상황이다. 제일기획 이사회가 새로운 진용을 갖춘 뒤 신규 의장이 선출될 전망이다.
제일기획은 2022년까지만 해도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아왔다. 하지만 2022년 말 유 전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대표이사와 의장의 분리를 이뤘다. 통상적으로 대표이사가 아닌 인물에게 이사회 의장을 맡기는 일은 이사회 독립성 측면에서 플러스(+)라고 여겨진다.
제일기획 이사회 경영 강화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사외이사에게 의장을 맡길지 주목된다. 다만 제일기획은 지난해 사외이사 중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선임사외이사'를 지정한 상황이다.
한국ESG기준원의 모범규준에는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가 분리되지 않은 경우에는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선임사외이사를 선임하여 공시할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일기획이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더라도 이를 반드시 '지배구조의 퇴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