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의 건설 색깔이 진해지고 있다. 6개 주요 사업부문 가운데 건설부문의 성과가 눈에 띄게 급증하며 주력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사부문을 뛰어넘었고 영업이익은 2년째 부문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부문의 실적 성장은 해외사업이 견인했다. 국내 수주는 국내 건설시장 전체 수주 중 5.5%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해외 수주 규모는 72억달러를 달성, 국내기업의 전체 해외건설 수주 가운데 21.5%를 차지했다.
◇건설부문 매출 비중 46%, 해외 수주가 견인 삼성물산은 건축, 토목, 플랜트, 주택 분야의 사업을 영위하는 △건설부문과 자원개발, 철강, 화학, 소재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국제무역을 하고 있는 △상사부문, 의류 수입·판매사업을 하는 △패션부문, 조경사업과 에버랜드(드라이파크), 캐리비안베이(워터파크), 골프장 등 △리조트부문과 전문급식, 식자재유통사업(삼성웰스토리)을 영위하는 △급식/식자재유통 부문으로 나뉜다.
옛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제일모직 등의 합병으로 탄생한 만큼 다채로운 분야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주력으로 떠오른 곳은 건설부문이다. 지난해 매출 19조310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46.09%를 기록했다. 2021년 말에는 10조9889억원으로 31.89%, 2022년 말에는 14조5982억원으로 33.82%였다가 지난해 큰 폭의 증가세를 이뤘다.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었다. 2021년만 해도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2514억원으로 상사부문(2961억원)보다 적었지만 2022년에는 8749억원으로 크게 늘더니 작년에는 1조343억원으로 1조원대를 돌파했다. 다른 사업부문과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건설부문의 지난해 국내 수주 규모는 10조3000억원으로 국내 건설시장 전체 수주 중 약 5.5%다. 이는 전년(11조5000억원, 5%)보다 약간 줄어든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반면 해외 수주 규모는 72억달러(약 9조 7416억원)로 국내 기업의 전체 해외건설 수주 가운데 21.5%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 해외 수주 규모는 43억달러(약 5조8179억원)로 약 13.7%였다.
해외 건설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뜻이다. 건설부문은 지난해 평택 반도체 캠퍼스와 미국 테일러 시 반도체 공장(Taylor Fab) 등 계열 하이테크, 카타르 LNG 탱크, UAE 송전탑 등 해외 프로젝트 기성 영향이 컸다.
◇상사부문, 철강 물동량 감소로 실적 하락 상사부문의 경우 전 세계 41개국 70개 해외 거점에 기반을 두고 화학, 철강, 에너지, 소재 및 신성장 분야에서 글로벌 트레이딩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철강 물동량 감소 등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
2021년 말 17조3545억원이었던 매출은 2022년 20조2175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작년에는 13조266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2021~2023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37%에서 31.66%로 위축됐다. 건설부문의 외형 확대(총매출 대비 31.89%→46.09%)가 상사부문의 매출 감소폭을 대부분 만회하면서 두 부문의 위상이 뒤바뀌었다.
상사부문 영업이익 역시 2021년 말 2961억원에서 2022년 말 3969억원으로 치솟았다가 작년 말 3603억원으로 줄었다. 외형 감소 폭에 비해 영업이익 감소는 다소 제한적이다. 저수익 품목 효율화, 해외 운영사업장 호조, 태양광 사업 본격화 등으로 영업이익률을 관리한 덕분이다.
상사부문은 신사업인 태양광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 밖에 호주시장 진입 등 태양광 파이프라인 확대, 수소 관련 친환경 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화학, 철강 등 주력사업의 트레이딩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재생, 수소,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분야 사업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