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그룹은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이한 기업집단이다. 열교환기 시장을 개척한 뒤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펼쳐 사업 영역을 자동차 부품 제조, 방산, 발전설비, 금융 등으로 넓혀나갔다. 그룹 정점에는 창업주 최평규 회장이 올라 있는데 지주회사 SNT홀딩스의 지분 50%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최 회장의 나이가 일흔을 넘겼지만 승계논의는 아직 잠잠하다. 현재 경영권 승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은 '사위' 김도환 SNT홀딩스 대표다. 김 대표는 SNT홀딩스를 포함해 5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등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M&A 토대 성장, 15개 계열사 구성 SNT그룹의 모체는 1979년에 설립한 삼영기계공업사로 열교환기와 발전설비 분야에 주력해 시장 입지를 다졌다. 창업주는 1952년생인 최평규 회장(
사진)이다. 최 회장은 1990년대 후반 업계 경쟁이 격화되면서 시장 점유율 하락세가 이어지자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필요성을 인식했다.
이러한 판단은 인수·합병(M&A) 전략을 실행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2002년에 최 회장이 사재를 털어 경남 마산에 거점을 둔 경우상호저축은행(현 SNT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첫 발을 뗐다. 이후 2003년 통일중공업(현 SNT다이내믹스), 2006년 대우정밀(현 SNT모티브) 등을 계열사로 편입했다.
그룹 사세가 커지면서 계열사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2008년에 SNT그룹이 열교환기 제조사 S&TC를 인적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배경이다. 존속법인이 지주회사 SNT홀딩스(당시 S&T홀딩스)로 출범했다. 최 회장은 2008년 이래 16년째 지주사 사내이사를 지냈다.
현재 그룹 최상단에 있는 지배주주는 최 회장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NT홀딩스 지분 50.76%(827만5947주)를 소유했다. △장녀 최은혜씨(3.7%) △차녀 최다혜씨(2.1%) △장남 최진욱씨(1.64%) △재단법인 운해장학재단(3.06%) △SNT저축은행(0.2%)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까지 감안한 지분율은 63.94%(1042만4339주)다.
최 회장은 SNT홀딩스를 통해 발전설비 제조사 SNT에너지, 방위산업체 SNT다이내믹스, 자동차 부품 제조사 SNT모티브 등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를 형성했다. SNT저축은행만 유일하게 최 회장이 지분 일체를 갖고 있다. 2023년 말 기준으로 SNT그룹 산하 기업은 4개 상장사, 비상장사 11곳으로 구성됐다.
◇"최 회장 여전히 정정…후계자 검토 아직" 올해로 최 회장의 나이는 72세를 넘겼다. 고령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승계는 필연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자연스레 어떤 인물이 후계자로 낙점될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최 회장의 세 자녀는 SNT홀딩스 지분만 갖고 있으나 그룹 핵심 계열사에서 맡은 직책이 없거나 미미하다.
최 회장의 맏딸 최은혜씨는 1979년생으로 2008년 SNT홀딩스 출범 이래 기획담당 이사(미등기임원)를 맡았으나 2013년에 물러났다. 2016년 SNT저축은행 임원으로 합류한 뒤 줄곧 비상근이사직을 수행했다. 1995년생인 장남 최진욱씨도 2018년 퍼듀공과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민권자로 살아가고 있을 뿐 부여된 직책이 없다.
친인척 가운데 그룹 경영 참여가 단연 두드러지는 인사가 김도환 SNT홀딩스 대표다. 김 대표는 맏사위로 2007년 최은혜씨와 결혼하면서 SNT그룹에 발을 들였다. S&TC, SNT다이내믹스 등 굵직한 계열사 대표이사를 지냈다. 지금은 SNT홀딩스 이사회 의장인 동시에 SNT모티브, SNT에너지, SNT저축은행, 운해연구원의 사내이사도 겸직 중이다.
김 대표가 보유한 SNT홀딩스 주식은 전체의 0.67%(11만주)로 세 자녀가 소유한 지분율 7.44%와 견줘보면 낮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 언제부터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지만 SNT그룹은 관련 논의가 전무하다는 입장이다.
SNT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나이가 일흔이 넘었으나 여전히 정정하고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 후계자 등을 둘러싼 논의는 아직 없다"며 "지분 증여 등 승계 방안에 대한 검토 역시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