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 협력사 SNT모티브가 지난해 기록한 역대급 실적은 특히 수익성을 주목할만 하다. 고금리 시기에 8%대 순이익률을 달성했다. 일반 제조사와 비교하면 높지 않지만 부품사 가운데선 군계일학이다. 현대모비스의 두 배다.
그 간의 보수적 재무관리가 빛을 보게 된 시기다. 고금리 무풍지대에 서 있다. 무차입경영 덕에 지난해 낸 이자비용이 1억도 안된다. 오히려 현금을 은행에 넣어 70억원 가까운 수익을 냈다.
SNT모티브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49억원에 영업이익 111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9417억원)에 비해 10.9%, 영업이익(916억원)은 22.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0.7%로 전년(9.7%)에 비해 1%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이후 8년래 최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용 부품이 성장을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SNT모티브는 현대차와 기아의 오랜 파트너로 주력 제품은 모터다. 작년 매출 기준 33.5%가 모터에서 나왔다. 이어
엔진부품(26.2%), 전자전장품(10.5%) 순이다.
통상 친환경차가 신차이고, 신차용 부품이 마진이 높다. 매출보다 영업이익 개선폭이 더컸던 이유다. 실제 매출원가율은 2022년 84.7%에서 83.6%로 낮아졌다. 성장성(친환경)에 수익성까지 갖춘 것으로 작년 고무적인 실적을 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무차입경영이 실적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해 순이익은 875억원으로 전년(801억원)에 비해 9.2%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급등했음을 감안하면 차별화된 성과다. 지난해 순이익률은 8.4%로 영업이익률(10.7%)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국내 자동차부품사들은 당기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률이 3% 정도면 양호하다고 평가받는다. 보통은 1~2% 수준의 바닥권 영업이익률을 내고 있다. 순이익률은 이보다 더 낮다. 많이 남기지 못하는 시장이다. 현기차 계열사이자 부품대장주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순이익률이 4.8%다. SNT모티브는 현대모비스 두 배에 가깝다.
고금리시기 오히려 이자수익을 낸 덕이다. 영업이익에서 금융손익과 법인세 등을 제한 것이 당기순이익이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67억원으로 전년(22억원)에 비해 193.3% 늘었다.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2355억원인데 이중 2000억원 가량을 은행 정기예금 등 단기금융상품으로 운용해 얻은 수익이다.
작년 이자비용은 1600만원에 불과하다. 이것도 전년(6000만원) 대비 74% 줄었다. 작년 말 기준 총차입금이 65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이 배경이다. 부채비율이 45.1%, 차입금의존도가 0.5%에 그칠 정도로 보수적으로 재무를 관리하고 있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고환율과 고금리 등 변동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차입경영을 해온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