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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존 이사회 점검

SNT그룹, 지주사-자회사 이사회 연결고리는 '맏사위'

②김도환 홀딩스 대표, 5개 계열사 사내이사·감사 1곳 겸직

김지효 기자  2024-10-04 13:25:03

편집자주

상장법인은 주식시장에 기업을 공개하면서 불특정 다수 투자자의 자금을 끌어온다. 그 대가로 상장사 이사회는 건전한 경영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여러 가지 의무를 부여받는다.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 각종 공시 의무 등이다. 다만 별도기준 총자산 2조원 미만 기업은 의무강도가 약하며 당국의 감시망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 '회색지대(Gray Zone)'에 존재하는 이들 기업의 이사회를 면밀히 살펴본다.
SNT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는 창업주이자 오너인 최평규 회장이 있다. 그는 SNT홀딩스 지분 50.76%를 소유하고 있으며 SNT홀딩스가 주요 계열사 지분 50%안팎을 들고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다. 최 회장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지만 그는 SNT홀딩스 사내이사에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를 대신해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건 김도환 SNT홀딩스 대표이사다. 김 대표는 10여년 넘게 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변호사' 출신 김도환 SNT홀딩스 대표, 주요 계열사 사내이사 등재

김 대표는 1972년생으로 성균관대 법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사법고시 40회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다 우리투자증권 법무팀에서 근무했다.

그가 SNT홀딩스에 입사하게 된 건 최 회장의 큰 딸인 최은혜씨와 결혼하고 나서다. 그는 2007년 최씨와 결혼한 이후 2008년 초 SNT홀딩스에 입사했다. 입사 직후부터 SNT홀딩스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SNT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된 건 10년 뒤인 2017년 2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다. 이후 SNT홀딩스 대표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김 대표는 SNT그룹의 주요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SNT다이내믹스와 SNT모티브, SNT에너지 등에서도 10년 넘게 사내이사로 재직중이다. 일시적으로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내려왔을 때도 있지만 올 6월 말 기준으로는 SNT모티브와 SNT다이내믹스, SNT에너지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SNT모티브와 SNT다이내믹스, SNT에너지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자산 총액이 각각 1조2060억원, 1조370억원, 3954억원으로 모두 2조원을 밑돈다. 이 때문에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 등 총 4명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비상장기업으로 최 회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SNT저축은행과 그룹의 첨단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운해연구원에서도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SNT AMT의 감사도 겸직하고 있다. SNT AMT는 자동차부품의 제조 및 판매를 영위하고 있으며 SNT다이내믹스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 같은 구도 때문에 김 대표가 최 회장의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계속 나온다. 최 회장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지만 현재 계열사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하지만 SNT그룹 안팎에서는 여전히 최 회장이 경영활동을 하는 데 문제가 없는 데다 세 남매가 회사 경영에 언제든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 승계와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있다.

SNT홀딩스 관계자는 "김 대표이사는 변호사 출신의 전문경영인으로서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업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계열사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열사 간 사내이사 '품앗이'

김 대표 이외에 SNT그룹 사내이사들의 계열사 간 이사회 품앗이도 잦았다. 최근 10년 사이 SNT그룹 상장사 4곳의 이사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 5명의 임원들이 중복으로 계열사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이들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계열사 사내이사를 겸직하거나 계열사를 옮겨가며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SNT다이내믹스를 이끌고 있는 박재석 대표는 1959년생으로 20년 가량 최 회장과 동고동락한 사이다. 대우그룹과 녹십자를 거쳐 SNT다이내믹스의 전신인 통일중공업에 2004년 입사했다. 이듬해인 2005년 최평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나면서 당시 홍영기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후 그룹사 내에서 자리를 옮겨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SNT홀딩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1년 2월부터는 친정인 SNT다이내믹스로 돌아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운해연구원 사내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이병완 SNT모티브 CTO도 현재 SNT모티브와 SNT다이내믹스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SNT모티브는 상근, SNT다이내믹스는 비상근으로 등재돼 있다. 1957년생인 이 CTO는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30년 넘게 SNT모티브에 몸담아왔다.

SNT에너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형섭 사장은 SNT다이내믹스 경영지원본부장, SNT홀딩스 경영관리실장, SNT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김 사장은 1968년생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SNT에너지 대표이사로는 2022년 8월부터 재직중이다.

정원휘 전 SNT에너지 대표이사는 1973년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2010년부터 S&T홀딩스에서 일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S&TC(현 SNT에너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SNT다이내믹스 비상근 사내이사를 겸직했다.

유기준 전 SNT모티브 대표이사는 2016년 3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SNT모티브를 이끌었다. 2018년 2월부터 1년 간 SNT홀딩스 비상근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렸다. 유 전 대표는 195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MIT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GM대우 기술연구소 사장, 대림자동차공업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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