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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이승열 행장 취임 2년차인 2024년 리딩뱅크 입지 굳히기에 나선다. 올해도 시중은행 순이익 1위 자리를 지키면 3년 연속 정상을 지킨다. 이 행장은 영업 고삐를 당기기에 앞서 집안 단속부터 마쳤다. 외환은행 출신으로 통합 상징성을 갖는 행장답게 출신 은행, 역량, 이력을 두루 고려해 경영진을 꾸렸다. 이들은 기업금융, 자산관리, 재무 등의 분야에서 경쟁사와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 이승열호 하나은행 키맨들의 면면과 올해 주어진 역할을 살펴본다.
하나은행의 지역영업그룹 중 가장 존재감이 큰 곳은 단연 충청영업그룹이다. 충청은행을 인수하며 인력과 점포를 고스란히 흡수한 덕에 다른 영업그룹 대비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함영주 회장이 충청영업그룹장을 거쳐 행장, 회장에 등극한 뒤로는 행내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이동열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대표 부행장(
사진)은 올해 텃밭으로 여겨지는 충청영업그룹을 이끌 인물로 낙점됐다. 충청권 토박이로 지역 연고를 갖췄고 함 회장과 충청권과 본점을 오가며 함께 근무해 신뢰가 두텁다. 이승열 행장 체제에서 하나은행의 전국 단위 영업에 앞장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전 토박이에서 시중은행 비서실장으로 이 부행장은 1971년생으로 대전동산고등학교와 대전대학교를 졸업했다. 줄곧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에서 생활한 그는 금융권에서 일하기로 하고 1997년 3월 충청은행에 입행했다. 그의 입행 당시만 해도 충청은행은 지역을 대표하는 지방은행으로 탄탄한 입지를 갖추고 있었다.
이후 본격화된 외환위기로 이 부행장은 경력 초반부터 충청은행 격동기를 겪게 된다. 이듬해 충청은행은 부실은행으로 지정돼 퇴출됐고 하나은행과 합병하면서 하나충청은행이 됐다. 합병 때는 충청은행의 지점 수가 하나은행보다 많을 정도로 몸집 차이가 났다. 충청은행 출신 인사들이 주도권을 갖고 지역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부행장은 1997~2012년 중리동지점, 대전영업부지점, 금산지점, 충청영업추진부, 대전시청지점, 대동지점을 두루 거치며 영업통으로 활약했다. 충청 지역 전문가로 입지를 다진 만큼 앞으로도 충청영업그룹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013년 그는 경력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충청영업그룹장으로 취임한 함 회장과 만나면서다. 함 회장이 충청영업그룹장으로 오면서 이 부행장은 충청정책지원부 차장으로 근무하게 됐다.
함 회장은 충청남도 부여 출생이고 강경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충청권 출신이지만 서울은행으로 입행하면서 주로 수도권에서 근무했다. 충청영업그룹장으로 취임하면서 지역 영업 현황을 기민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함 회장의 지근거리에서 충청영업그룹 영업 현황을 보고하고 지점에 필요한 정책을 만드는 게 이 부행장의 역할이었다.
이 부행장은 대전중앙지점장을 거쳐 2017년 하나은행 비서실 팀장으로 이동한다. 충청영업그룹장 시절 성과를 바탕으로 하나은행장에 등극한 함 회장이 이 부행장을 본점으로 불러들였다. 이 부행장은 비서실 팀장 취임 반년 만에 비서실장으로 영전한다. 이 부행장에 대한 함 회장의 신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넘버원' 지역그룹 자존심 지킨다 함 회장이 은행장 임기를 마치고 지주 경영진 역할에 전념하게 되면서 이 부행장도 충청 지역으로 복귀했다. 2021년 대전세종영업본부장, 2022년 대전콜라보장 본부장, 2023년 대전세종영업본부 지역대표 본부장을 역임했다. 올해는 충청영업그룹대표 부행장으로 승진하면서 지역 영업통으로 가장 큰 영광을 누릴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
이 부행장 인사에는 함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은행장 비서실장으로 임명할 정도로 신뢰가 두터운 만큼 가장 중요한 영업그룹을 맡길 수 있었다. 또 지역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이 부행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함 회장은 이 행장과 함께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는 전국 단위 영업에 나서고 있다. 충청권 사정에 밝고 함께 호흡을 맞춘 시간이 긴 이 부행장과 함께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이 부행장은 충청은행 출신 충청영업그룹장 계보를 잇고 있다. 서울은행 출신인 함 회장이 예외적으로 충청영업그룹장을 맡은 적이 있지만 이후에는 충청은행 출신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부행장은 충청은행으로 입행한 마지막 세대다. 충청은행을 하나은행에 녹아들게 하되 해당 지역에서 계승해 온 영업 문화를 이어가는 게 이 부행장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