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는 2022년 3월 공식 출범했다. 포스코 시절과 달리 막대한 현금을 쥐어주는 자체 사업이 없다는 점에서 배당 축소를 놓고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꾸준한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기존 포스코는 철강업을 통해 매년 조단위 영업이익을 벌었던 만큼 배당재원을 놓고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는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 등 수익원이 한정돼 있어 배당재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재원은 철강사업, 즉 포스코다.
◇지주사 전환 전, 역대 최대 배당 1만7000원 포스코는 지주사 체제 출범 전에도 자회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과 자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 배당재원으로 활용됐다.
최근 10년의 포스코(포스코홀딩스) 배당 추이를 살펴보면 이익 규모와 큰 관계없이 8000~1만원을 오갔다. 변화가 온 건 지주사 체제 전환과 맞물린 2021년이다. 당시 포스코는 주당 1만700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직전 해에 주당 8000원을 지급했는데 1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배당금도 6203억원에서 1조2856억원으로 늘었다.
이유는 순이익 증가에 있다. 당시 포스코는 연결지배지분 순이익으로 무려 6조6172억원을 거뒀다. 전년의 4배가 넘는 수치다. 순이익 증가폭을 배당 증가폭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그간 30%를 훌쩍 넘던 배당성향은 오히려 떨어졌다. 전년도 배당성향은 38.7%에 이르렀으나 19.4%로 반토막났다.
역대 최대 규모 배당이었음에도 포스코는 기존 제시했던 배당성향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에도 휩싸였다. 포스코는 당시 '3개년(2020~2022) 배당정책'을 통해 '연결 배당성향 30% 수준'을 배당으로 지급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뒀다.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려면 포스코는 주당 배당금으로 2만8500원 이상을 지급해야 했다.
지주사 전환 전 포스코의 배당재원은 자체 사업이었다. 포스코가 철강사업을 통해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만 연간 3조~5조원에 이르렀다. 당시에도 자회사였던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에너지 등으로부터 배당을 받았지만 기존 포스코가 벌어들이는 현금에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예를 들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0년 배당금으로 543억원을 지급하는 데 그쳤다.
◇가이드라인 최저치에 머문 2023년…재원은 포스코 담당 지난해 4월 포스코홀딩스는 새로운 3개년(2023~2025년) 배당정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3년 동안 실적과 관계없이 매년 주당 1만원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이 골자다. 배당기준 역시 바꿨다. 기존 '연결지배지분 순이익'에서 '별도기준 잉여현금흐름(FCF)'으로 바꿔 50~60%로 기본배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FCF는 기업이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하고도 남는 돈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분 투자나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2차전지 소재와 소재의 원료로 쓰이는 광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배당기준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기업이 쓸 돈을 다 쓰고 난 뒤에도 남는 돈이 있다면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의미로 주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배당금이 줄 가능성이 높고 예측 가능성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2022년 말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별도기준 FCF는 마이너스다. 배당기준이 FCF라면 주주들은 배당금을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2년 동안 포스코홀딩스의 주당 배당금을 살펴보면 2022년 1만2000원, 2023년 1만원이다. 지난해 배당금이 가이드라인의 최저치인 1만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다만 배당성향은 2022년 28.9%에서 2023년 44.7%로 증가했다. 2023년 연결지배지분 순이익이 전년 대비 46%나 감소한 탓이다.
전체 7585억원이 배당금으로 나가는데 배당재원은 포스코홀딩스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 상표권 수익, 임대료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 지분 100%를 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포스코퓨처엠 59.7%, 포스코인터내셔널 62.9% 등 규모가 큰 자회사 지분을 상당 수준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규모가 작은 회사나 비상장 법인, 해외 법인을 더하면 주요 종속회사 수만 80개가 넘는다.
포스코는 사업회사로 출범한 첫 해인 2022년 모두 3250억원의 배당금을 포스코홀딩스에 지급했다. 주당 배당금은 3369원이다. 지난해 배당금은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주당 6113원으로 책정됐다. 배당금 총액은 5898억원에 이르며 올 상반기 안에 지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배당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다른 주요 자회사들은 배당을 줄이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전년 주당 300원을 배당으로 지급했으나 이번에 250원으로 확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94억원인데 이 가운데 116억원이 포스코홀딩스로 간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년과 같이 주당 1000원을 배당으로 지급한다. 포스코홀딩스 몫은 776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