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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인사 풍향계

고차 방정식된 우리종금 차기 사장 인선

김응철 사장, 우리소다라은행장 내정…’내부 VS 외부’ 경쟁 구도

고설봉 기자  2024-02-19 09:51:21
우리종합금융 차기 사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CEO) 교체 후 1년 만에 갑작스럽게 새 CEO 인선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예정에 없던 인사인 만큼 준비된 인력 풀도 제한적이고 검증 시간도 촉박하다. 이에 따라 파격 인사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우리종금은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 교두보로 여겨진다. 때문에 우리종금 차기 사장 인선은 올해 계열사 CEO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다. 그룹 내부와 외부에서 폭넓게 후보군을 추려 적임자를 찾는 작업이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응철 사장의 글로벌 무대 복귀…후속 CEO 인사 촉각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공석이 된 우리소다라은행장 자리에 김응철 우리종합금융 사장(사진)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오랜 기간 우리은행 및 우리금융지주 해외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집행해온 해외사업 전략가다. 우리금융지주 글로벌기획부장을 거쳐 2020년 우리은행 글로벌그룹 집행부행장보를 역임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 사장의 임기는 약 2년으로 올해 12월 31일까지다. 당초 예정대로 김 사장이 임기를 수행한다면 우리종금 CEO 선임은 오는 11월 진행될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 사장의 글로벌 무대 복귀로 우리종금 CEO 자리는 공석이 된다. 이에 따라 후임 CEO 선임 논의가 현재 진행 중이다.

우리종금 차기 CEO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클 전망이다. 과거 우리은행 부행장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우리종금 CEO 자리에 외부 후보군들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종금의 그룹 내 역할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 변화의 성격에 맞춰 전략적으로 CEO를 뽑을 가능성도 커졌다.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합병(M&A)을 꾸준히 계획해 왔다. 임 회장 취임 뒤에는 실질적으로 M&A를 추진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섰다. 인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증권사에 대한 우리금융 차원의 검토가 진행됐다.

증권사 인수 검토가 진행되면 될수록 우리종금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은 더 커졌다.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됐다. 하지만 실효성 등에 대한 의문이 커 보류된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유효한 카드다.

외부 증권사를 M&A한다고 해도 우리종금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인수자금 등 효율성을 따졌을 때 군소 증권사 인수 후 우리종금과 합병하는 방식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어떤 형태로던 우리종금을 활용해 증권업에 진출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 임 회장의 당면 과제다.

때문에 우리종금 차기 CEO 인선에 임 회장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룹 내부와 외부에서 폭넓게 후보군을 추려 적임자를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종금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그에 맞게 CEO 후보군들의 성향과 역량 등을 파악하고 있다.


◇역대 모두 우리은행 출신…증권업 외부 전문가 영입 가능성

우리종금 CEO는 과거 우리은행 및 우리금융지주 부행장(부사장)들을 대상으로 선임돼 왔다. 2015년 이후 최근까지 5명의 CEO 모두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들이었다. 이력 면에서도 자본시장과 증권업 등에 대한 전문성은 높지 않았다는 평가다.

2015년 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CEO를 역임한 정기화 전 우리종금 사장은 우리은행 HR본부 부행장 출신이다. 뒤를 이어 2018년 12월까지 CEO를 지낸 김재원 전 우리종금 사장은 우리은행 기관고객본부 집행부행장 출신이다. 이어 2019년 12월까지 CEO를 지낸 조운행 전 우리종금 사장은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 겸 HR그룹장(부행장)을 역임했다.

2020년 3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CEO를 지낸 김종득 전 우리종금 사장은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집행부장보 출신이다. 역대 CEO 가운데 자본시장 경험이 가장 많았다는 평가다. 현재 CEO로 재직 중인 김응철 사장의 경우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을 거쳐 외환그룹 집행부행장보를 역임한 글로벌 전문가다.

다만 그동안 우리종금은 증권업에 대한 교두보보다 종합금융사로서 역할에 더 비중이 컸다. 국내 유일한 종합금융사로서 희소성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해 꾸준히 수익을 창출해왔다. 이에 따라 증권업 및 자본시장 전문가를 COE로 앉힐 필요성도 크지 않았다.

(왼쪽부터)이석태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그러나 최근 증권업 진출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외부에서 증권업 전문가를 영입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증권업에 대한 전문성 내지 M&A 및 관리 역량이 탁월한 후보군을 물색 중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불거졌던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영입설과 같이 임 회장이 함께 호흡을 맞췄던 증권업 전문가 영입 가능성이 커졌다.

내부 후보군으론 지난해 이선으로 후퇴한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 경영진이 거론된다. 지난해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롱리스트 올랐던 강신국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이석태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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