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현 우리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 부행장이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여했다. 통상 CEO만 참여하는 행사에 행장과 대동하며 조병규호 키맨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 부행장은 2023년 초 인사에서 최연소 부행장으로 승진하며 행내에 엘리트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FO를 맡으며 우리은행 자본비율 관리 중책을 맡았다.
3일 유 부행장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더벨과 만나 올해 경영 주안점을 묻는 질문에 "우리은행이 자본비율 측면에서 타행 대비 열세인 만큼 자본비율 성장이 중요하다"며 "그룹 내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지주와 소통하고 올해 얼마만큼 성장해야 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범금융 신년인사회는 매년 초 금융권 주요 인사를 모아 진행하는 교류 행사다. 은행권에서는 보통 행장이 대관 담당 임원들과 참여한다. CFO까지 행장과 동행해 주요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건 드문 일이다. 유 부행장의 우리은행 내 입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 부행장은 행내에서 파격적인 커리어를 밟아왔다. 상업은행으로 입행한 그는 2004년 전략기획부 과장으로 근무했고 2005년에는 인사부 차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인사부에서 5년을 꽉 채워 근무하며 행내 네트워크에 정통한 인물이 됐다.
인사부 경력을 바탕으로 2014년 12월 은행장 비서실장에 취임한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취임하면서 그를 비서실장으로 낙점했다. 당시는 행내 계파 갈등이 심했던 시절로 상업은행 출신인 이 전 행장은 유 부행장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광구 전 행장이 퇴임하면서 유 부행장은 런던지점으로 이동해 4년을 근무했다. 런던지점장은 요직으로 꼽히지만 한일은행 출신인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행장에 취임하면서 해외로 밀려났다는 평가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한일은행 출신인 이원덕 전 행장이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한 포용 인사를 단행하면서 지난해 2월 CFO로 우리은행 본점에 복귀했다. 2022년 12월 본부장으로 승진한 지 2달 만에 부행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본부장 직급을 건너 뛰었다. 당시 내부 출신 최연소 부행자으로 세대교체 주역이 됐다.
조 행장이 취임하면서 유 부행장의 행내 입지는 더욱 탄탄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조 행장은 기업금융 영업 분야에 특화돼 있는 인물이다. CFO로 재무라인을 책임지는 것 뿐만 아니라 인사, 글로벌 업무에 밝은 유 부행장은 조 행장을 보좌할 최적의 임원으로 꼽힌다.
유 부행장은 경영기획그룹장을 맡아 재무 파트 외적인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전략 기능은 지주에 집중돼 있으나 지주와 소통해 그룹 전략이 은행에 잘 도입되도록 소통하는 역할은 유 부행장이 한다. 사실상 은행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하는 셈이다.
유 부행장은 올해 자본비율 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탄탄하게 관리해야 기업금융 영업과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을 실을 수 있다. 지주와 소통해 최적의 자본 배치 전략을 수립하는 게 유 부행장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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