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아무리 재무상태가 튼실한 회사라도 부실 자회사가 있으면 관련 리스크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증자 등 자금수혈로 이어지면 주주 반발이 불거지고 크레딧 시장에서도 의구심을 산다. 자율협약 졸업과 '조카의 난' 등을 거친 현재의 금호석유화학은 관련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금호석유화학은 국내 자회사로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폴리켐 △금호리조트 △여수페트로 △코리아에너지발전소 △금호티앤엘 △영광백수풍력발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금호피앤비화학과 금호미쓰이화학이다. 작년 3분기 말 자산총계로 각각 1조9712억원, 1조3961억원을 기록 중인 두 회사는 금호석유화학의 든든한 자회사이자 현금흐름 지원군 역할을 맡고 있다.
◇'경영 복귀' 박찬구 회장의 미쓰이화학
금호미쓰이화학은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인 MDI(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금호석유화학과 일본의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합작사다. 회계처리상 금호미쓰이화학은 금호석유화학의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이다.
작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5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한 뒤 6개월 만인 11월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박 회장의 복귀는 미쓰이 측에서 양사 파트너십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량감 있는 인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8595억원, 영업이익 1247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14.5%다. 금호미쓰이화학의 호실적은 작년 만의 일은 아니다. 매년 영업이익률 10%를 넘기는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2021년에는 영업이익률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재무구조도 우수한 편이다. 작년 9월 말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3251억원, 자본총계는 1조71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0.3%다.
금호미쓰이화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모회사인 금호석유화학에 매년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금호석유화학은 미쓰이화학으로부터 배당수익 225억원을 인식했다. 2022년에는 390억원을 인식했다.
◇'코로나19 호실적' 피앤비화학
금호피앤비화학은 금호석유화학이 지분 100%를 쥔 종속기업이다. 페놀·아세톤·큐멘·비스페놀-A(BPA) 등 화학 유기물체를 생산하는 금호피앤비화학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대규모 순이익을 냈다.
단적으로 2021년 금호피앤비화학은 매출 2조6887억원, 순이익 7340억원이라는 이례적인 실적을 거뒀다. 순이익률은 27.3%. 영업외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무려 1조87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영업이익 3062억원, 순이익 2314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작년은 다시 순이익이 예년 수준으로 감소했다. 작년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조1593억원, 265억원이다.
금호피앤비화학도 미쓰이화학과 마찬가지로 우수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부채총계 3146억원, 자본총계 1조656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9% 수준이다.
금호석유화학으로의 배당도 꾸준하다. 미쓰이화학과 달리 피앤비화학에 대한 지분율이 100%라 배당을 시행하면 배당금이 오롯이 금호석유화학으로 향한다. 2022년과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이 피앤비화학으로부터 인식한 배당금은 각각 502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