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본업 실적이 부진했지만 순이익은 성장했다. 영업외손익에서 역성장한 실적을 만회했다. 롯데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를 진화하기 위해 집행한 대여금에서 이자수익을 거두고 사업부지를 일부 처분해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 덕분이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지난 19일 내부 결산 결과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8%, 61% 감소한 1조7686억원, 1559억원이었다. 제품·상품 판매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영업외손익까지 합산한 결과는 달랐다.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전년 대비 59% 증가한 2539억원이었다. 법인세비용까지 제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829억원이었다. 법인세비용이 전년 대비 5배 증가한 710억원이었지만, 영업외손익 개선에 힘입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3분기까지 케미칼 사업부문에서 고전하며 실적이 침체했다. 지난해 3분기(누적 기준) 케미칼 사업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 79% 줄어든 9685억원, 626억원이다. 2분기에는 암모니아 상품의 국제가 하락세, 3분기에는 염소 계열 제품의 국제가 하락세가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그린소재 사업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2%, 26% 증가한 4235억원, 858억원을 기록했다.
내부 결산 결과 지난해 영업외손익에서 유형자산 처분 이익과 대여금 이자수익이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유형자산 처분 이익은 기타수익에, 이자수익은 금융수익에 포함되는 항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외손익은 △지분법투자이익 385억원 △금융손익 288억원 △기타손익 5억원 순이었다.
유형자산 처분 이익은 대부분 지난해 4분기에 발생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3분기까지 유형자산 처분 이익(1억원)보다 유형자산 처분 손실(20억원)이 더 컸다. 지난해 10월 울산광역시 완충녹지 조성사업 부지에 포함된 장부금액 2400만원 규모 토지를 346억원에 울산광역시로 매각하면서 유형자산 처분 이익이 잡혔다.
금융손익은 이자수익이 늘고,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 손실이 줄면서 개선됐다. 2022년 3분기(누적 기준)에는 스카이레이크 롱텀 스트래티직 인베스트먼트 지분 41.04% 등에서 평가손실(5524억원)이 발생해 금융손익이 마이너스(-)456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 손실은 129억원이다.
이자수익은 롯데건설 PF 우발채무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집행한 대여금에서 발생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1월 롯데건설 보증부 자산유동화 단기사채(ABSTB)를 매입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샤를로트제일차 △샤를로트제이차에 각각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대여했다. 대여금 이자율 14%를 적용한 연간 이자수익은 420억원이다. 대여 기간은 오는 3월까지다.
지난해 3분기 말 롯데정밀화학이 집행한 대여금 잔액은 SPC로 나간 3000억원(장부금액 기준)뿐이다. 지난해 3분기 롯데정밀화학이 거둔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7억원 증가한 418억원이다. 이자비용 5억원을 차감한 이자손익도 전년 동기 대비 354억원 증가한 412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발생한 유형자산 처분 이익은 일회성 요인이다. 대여금 이자수익은 롯데건설이 금융권과 협상 중인 펀드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롯데건설은 이번 달 안에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과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올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건설이 보증한 2조4000억원 규모 미착공 PF를 인수하는 펀드다.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
롯데정밀화학 등 그룹 계열사와 메리츠증권이 조성한 1조5000억원 규모 펀드(샤를로트제일차·샤를로트제이차)도 만기 연장 여부를 협의 중이다. 시중은행과 협의 중인 펀드 규모에 따라 기존 펀드 규모가 조정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