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은 올해 유동성을 최소 1조원 이상 확보하는 자금 운용을 펼친다. 지난해 12월 롯데건설 재경부문장으로 부임한 홍종수 상무는 프로젝트파이낸스(PF) 우발채무 만기 장기화 방안과 더불어 차입금 축소하는 재무전략을 수립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임원 인사 때 홍 상무를 신임 재경부문장으로 발탁했다. 롯데건설은 재경부문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수행한다. 2018년 1월부터 롯데건설 재경부문장 자리를 지켰던 김태완 상무는 퇴임했다.
롯데건설은 재무라인에서 임원 승진 코스를 밟은 인물을 재경부문장에 앉혔다. 홍 상무는 2000년 롯데건설 경리부 자금과에 입사해 재경부문에서 △자금팀장 △투자금융관리팀장 등을 지냈다. 김태완 전 상무도 1995년 롯데건설 경리부 회계과에 입사해 재경부문에서 △회계팀장 △회계 담당 임원 등을 거쳤다.
롯데건설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PF 우발채무 부담 해소에 총력을 기울였다. 올 1분기에도 롯데건설이 보증한 3조2000억원 규모 미착공 PF 유동화증권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롯데건설 재무사정에 능통한 인물을 CFO로 선택해 우발채무 우려를 잠재우는 임무를 맡겼다.
롯데건설 재경부문은 올해 상시 유동성 규모를 1조~1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PF 우발채무 등 유사시에 대비할 자금으로 설정한 금액이다. 가용 유동성 외에도 올 1분기 미착공 PF 우발채무 만기에 대비,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과 2조4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협의 중이다. 해당 펀드가 결성돼 롯데건설이 보증한 PF 유동화증권을 매입하면 단기차환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은 2조748억원(단기금융상품 포함)이다. PF 유동화시장이 경색된 시기 롯데건설이 매입했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권을 다시 시장에 매각하면서 지난해 현금성자산이 1조4768억원 늘었다.
홍 상무는 롯데건설이 ABCP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늘렸던 차입금을 줄여갈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총차입금을 9603억원 축소하고 현금성자산을 늘렸다. 다만 총차입금 규모를 2021년 말(9729억원) 수준으로 줄이지는 못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총차입금은 2조9366억원이다. 2021년 284억원이었던 이자비용은 지난해 3분기 1498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필수 유동성 이외 현금성자산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한다. 지난해 3분기 말 롯데건설 총차입금 중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69%(2조260억원)다. 현금성자산(2조748억원)이 단기성차입금과 비슷한 규모지만 적정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부분 차입금을 이용할 예정이다.
회사채 차입금 위주로 상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차환 발행보다 금융권 차입금 만기 연장, 차환이 더 용이하게 때문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롯데건설 회사채 물량은 총 6653억원이다. 지난 3일이 만기였던 회사채 3450억원은 현금 상환했다. 추후 돌아오는 만기물은 금리 상황 등을 보고 각 시기에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