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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자사주 분석

이철헌 HD현대중공업 전무, 계속되는 '책임경영'

재경본부장 선임 한달 만에 1000주 취득, 현대일렉 CFO 때도 자사주 적극 매입

양도웅 기자  2024-01-15 07:59:38

편집자주

솔선수범과 언행일치만큼 투자자를 설득하는 좋은 방법은 없다. 기업가치가 저평가됐거나 기업가치 향상에 자신 있다고 판단하는 기업과 경영진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 소통(IR) 업무를 책임진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 안팎에서 주목할 수밖에 없다. THE CFO가 CFO들의 보유 자사주 규모와 매매 동향 등을 살펴본다.
이철헌 HD현대중공업 전무가 재경본부장 선임 이후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 전무는 직전 근무지인 HD현대일렉트릭에서도 꾸준히 자사주를 취득하며 '책임경영'의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는 HD현대그룹에서 보기 드물게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인 최고재무책임자(CFO)다.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철헌 전무는 장내에서 자사주 1000주를 취득했다. 주당 취득단가는 12만289원으로 이 전무는 약 1억2028만9000원을 투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말에 이뤄진 임원 인사에서 이 전무는 HD현대중공업 재경본부장에 선임됐다. 재경본부장은 CFO 역할 자리다. 그는 선임된 지 약 한 달 만에 1억원어치가 넘는 자사주를 직접 사들였다. 대개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은 주주들과 이해관계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평가받는다.

(출처=THE CFO)

이 전무는 1969년생으로 전남대 경제학과와 단국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회계부문 경력만 30년 가까운 관련 전문가다. 이번에 HD현대중공업으로 이동하기 전에는 같은 그룹의 전력기기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에서 경영지원부문장으로 근무했다. HD현대일렉트릭에서 경영지원부문장은 CFO 보직이다. 4년 가까이 재직했다.

HD현대일렉트릭 근무시절에도 이 전무는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2019년 선임됐을 때부터 차근차근 자사주를 취득했다. 직접 장내에서 회사 주식을 사들였을 뿐 아니라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며 기업 성장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HD현대중공업으로 이동하기 전 이 전무가 보유하고 있던 HD현대일렉트릭 주식은 총 1만135주다. 당시 시세로 약 8억원어치다. 그가 주당 평균 1만5200원에 매입한 걸 고려하면 6억원 넘는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으로 이동하면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HD현대일렉트릭 주식을 매각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HD현대중공업 주가는 실적 개선과 비교하면 아쉽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누계) 매출액은 8조550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2조179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3113억원 손실에서 399억원 이익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주가는 12만원대를 오르내리며 과거 고점(15만원대) 대비 낮은 상태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예상치가 지난해보다 하향 조정된 점을 한 원인으로 지목한다. 지난해 HD현대중공업의 수주 예상 합계액은 118억5700만달러였다. 올해는 이보다 20%(23억2900만달러) 줄어든 95억2800만달러다.

시장에서는 합리적인 전망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초과 수주를 달성했고 높아진 수주잔고 덕분에 공격적인 수주 목표를 제시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신임 재경본부장인 이 전무는 앞으로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투자자를 설득하는 IR활동을 펼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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