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그룹의 오너 4세가 올들어 잇따라 지분 매입을 하고 있다. 특히 그의 나이 단 27세에 불과한데다 아직 입사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지분매입 재원에만 수십억원이 투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JW중외그룹의 과거 승계 히스토리를 감안할 때 일찌감치 후계작업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9월부터 석달간 54만여주 매입, 20억 베팅 JW홀딩스는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이경하 회장의 특수관계자인 이기환씨가 올들어 주식 54만8153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9월 5일부터 이달 1일까지 매입한 것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총 20억498만원 규모다. 이번 지분매입으로 기환씨의 지분율은 작년 말 2.69%에서 3.44%로 1%포인트가량 늘었다.
기환씨는 이 회장의 장남으로 후계구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이 회장은 슬하에 아들 기환씨와 쌍둥이 딸인 성은·민경씨가 있다. 유일한 아들로 장자승계의 원칙 하에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이번 지분매입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게 있다면 주식 매입 재원이다. 주식 매입에 앞서 9월 4일 기환씨는 KB증권으로부터 2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6개월 단위로 연장되는 주담대로 이자율은 6.2%, 담보유지비율은 140%다. 연간 이자비용만 1억2400만원에 달한다.
◇올해 27세 대학생으로 알려진 인물, 이전 승계과정과 닮은꼴 기환씨는 1997년생으로 현재 27세로 대학 재학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에 적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게 공식입장이고 개인사에 대해선 전해지지 않고 있다.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외부노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의 주식매입은 작년에도 이뤄졌지만 유독 올해 그 강도가 세진 것과 더불어 주목되는 이유는 의미 때문이다. 올해 5월 오너 2세이자 전임 회장이던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했다.
이후 넉달만에 오너 4세의 지분매입이 주담대까지 활용하면서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후계구도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지분매입에 나서야 할 시점이 됐다는 상징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JW그룹의 승계 방식을 감안하면 이 같은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 고 이 명예회장은 70세에 가까워지던 시점에 일찌감치 지분 증여 등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1999년과 2000년 각각 2만주의 주식을 당시 부사장이던 이 회장 등 자녀에게 증여했다. 이와 더불어 이 회장은 수년간 직접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을 키워나가 현재의 구조가 완성됐다.
이 회장은 현재 61세의 나이로 통상 승계를 거론할 시점은 아니다. 다만 이전 승계 과정을 고려하면 충분히 향후 후계자에 대한 지분 승계 등을 고민할만하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JW홀딩스는 JW그룹의 지주사로 지배구조 정점에 놓여있다. 다른 회사도 아닌 JW홀딩스 주식매입에 나선 것은 이미 승계 절차는 시작됐다는 점을 암시한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 3%에 불과한 지분을 20%대로 늘려나가는 건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JW그룹 관계자는 "오너 4세의 지분매입은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코멘트 할 것이 없다"며 "주담대를 통해 지분매입한 건 맞고 현재로선 자사에 입사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