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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그룹, 자본잠식 'JW바사' 살리기 전사동원 '이유있다'

결손금 915억, 작년 한해 그룹서 185억 차입…내년부터 본격 매출 발생, 상장일정 연기

최은진 기자  2023-04-10 13:23:16
JW그룹에서 아픈손가락을 꼽자면 'JW바이오사이언스'다. 반토막 난 매출, 1000억원에 달하는 결손금은 실적으로나 재무적으로나 부담일 수밖에 없다. 지분관계도 없는 JW중외제약까지 나서 자금지원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JW그룹이 JW바이오사이언스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주사인 JW홀딩스가 양도한 기술로 상업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 외에도 해당 기술이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JW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을 통한 지주사 JW홀딩스의 자산가치 확대를 노린다.

◇JW메디칼→JW생명과학 최대주주 변경, 3년 내 IPO 목표로 FI 유치

JW바이오사이언스는 JW생명과학의 자회사다. 2016년 JW메디칼에서 분할신설해 설립한 진단기업이다. 2020년 상장사인 JW생명과학이 JW바이오사이언스를 197억원에 인수했다. 비상장사인 JW메디칼보다 상장사인 JW생명과학이 자금조달 측면에서 용이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했다.

현재 JW바이오사이언스의 주주구성은 JW생명과학이 지분 40%로 최대주주고 나머지는 현대차증권의 신기술조합이 보유하고 있다. FI와의 협약에 따라 3년 내 기업공개(IPO)를 해야 한다. 2023년으로 그 기한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실적과 재무를 살펴보면 수년간 그룹에 상당한 부담덩어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그룹 계열사로부터 빌린 차입만 185억원이다. 지주사인 JW홀딩스는 물론 지분관계도 없는 JW제약도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대여금을 제공한 건 물론 100억원 규모의 채무인수 보증까지 섰다. JW중외제약은 올 초 JW바이오사이언스의 의료기기 사업을 148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부채 40억원을 포함해 인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적 시너지 만큼이나 자금지원 성격도 짙다는 평가였다.

JW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 매출이 265억원으로 전년대비 절반 줄었다. 영업적자는 56억원, 당기순손실은 98억원이다. 2016년 설립 후 누적 순손실 규모만 809억원에 달한다.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68억원으로 잠식상태다. 결손금은 915억원에 달한다.


총차입금은 234억원, 이 중 대부분인 228억원이 단기차입이다. 흥국증권으로부터 6.5%에 100억원을, 신한캐피탈로부터 6.75%로 50억원을 차입받았다. 차입도 차입이지만 이자부담이 상당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매출은 줄어드는데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이를 JW그룹이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췌장암·패혈증 조기진단 바이오마커 첫 상업화, 상장통한 자산가치 확대

그렇다면 JW바이오사이언스의 역할은 무엇이고 도대체 왜 그룹차원에서 이렇게 심폐소생을 하면서까지 살려두고 있는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JW바이오사이언스는 그룹에 있어 새 먹거리인 건 물론 최단기간 그룹 가치를 키울 대안이 된다.

JW바이오사이언스는 극소량의 혈액만으로 패혈증, 췌장암 등 중증 난치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혁신 진단키트를 상업화 하는 걸 목표로 한다. 한국은 물론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글로벌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상업화만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터닝포인트가 되는 셈이다.

이외 간편하고 빠른 진단이 가능한 '현장진단검사(Point-of-Care Testing, POCT)' 제품을 개발 중이다. LED 무영등·미숙아보육기 등 자체 기술로 개발한 제품들을 통한 필수 의료기기 국산화에 앞장섰다.

JW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은 췌장암·패혈증 진단키트다. 혈액에서 해당 질병 방생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특정 바이오마커(단백질)를 찾아내 타깃한 시약이 효과를 내느냐에 따라 진단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조기 진단이 가능한 '특정 바이오마커'다. 지주사 JW홀딩스로부터 양도받은 기술이다. JW홀딩스는 2018년 췌장암 초기 환자의 혈액에서 CFB(보체인자B, Complement factor B) 단백질이 증가한다는 연세대 백융기 교수팀의 연구 결과와 원천 기술을 독점적으로 도입했다. 일본(2018년), 중국·유럽(2019년), 미국(2020년)에서 특허를 획득하고 2021년 JW바이오사이언스에 특허를 양도했다.

다만 JW홀딩스가 얼마에 특허를 양도했는 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추후 판매에 대한 로얄티 등도 JW홀딩스에 귀속하지 않는 조건이다. 전적으로 JW바이오사이언스를 밀어주는 차원의 거래였다.

패혈증의 경우는 바이오마커 'WRS(트립토판-tRNA 합성효소)'로 패혈증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패혈증과 같은 감염성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는 WRS 원천기술 특허를 보유한 곳은 JW바이오사이언스가 유일하다. 2016년 의약바이오컨버젼스연구단(김성훈 교수, 단장)으로부터 원천기술을 이전 받아 한국(2017년), 미국과 일본(2020년), 중국(2021년) 등에서 각각 특허를 취득했다.

최근 정밀진단 전문기업 마이크로디지탈과 고감도 현장진단기기 '제이웰릭스Q6(JWELICS Q6)'의 초도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상업화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이 장비는 내년 상반기 출시예정이다. 화학발광 면역 분석 장비로 사람의 전혈, 혈장, 혈청, 비인두분비물 등에 포함된 항원·항체 및 특정 바이오마커를 정량화해 질환을 진단하는 현장진단 기기다. 이 장비에 JW바이오사이언스의 패혈증 진단키트가 장착된다.


JW중외그룹이 이들 기술을 주목받는 건 해당 바이오마커의 첫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미 패혈증 및 췌장암을 진단하는 바이오마커들이 존재하는 상황이지만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워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췌장암 진단키트의 경우 2024년 하반기 허가 완료를 목표한다. 올해 하반기 허가용 임상을 계획 중이다. 패혈증 진단키트는 올해 안에 허가 완료를 목표로 품목허가를 준비 중이다. '제이웰릭스Q6(JWELICS Q6)'가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니 그 안에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JW바이오사이언스의 혁신 진단키트의 매출이 본격화 되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 혹은 2024년 정도로 예상된다. 다만 이미 시장에서 상용화 되고 있는 제품이 있는 만큼 이를 대체할만한 경쟁력을 입증하며 시장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게 관권일 것으로 예상된다.

IPO는 3년이 기점인 올해 말까지긴 하지만 연기될 수밖에 없다. 관련 제품의 상업화 여부가 본격 IPO에 나설 갈림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JW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모기업인 JW생명과학 궁극적으로는 지주사 JW홀딩스의 자산가치 확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JW생명과학이 반영하고 있는 JW바이오사이언스의 자산가치는 126억원에 불과하다. 취득가 197억원에서 재고자산 평가손실 등을 감안해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JW중외그룹 관계자는 "패혈증과 췌장암의 조기진단이 가능한 바이오마커의 첫 상업화에 내부적으로 기대감이 높다"며 "본격적인 매출 발생은 내년정도부터로 예상하고 IPO 시기는 다소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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